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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식의 한시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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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의 노래[이준식의 한시 한 수]<126>

    달의 노래[이준식의 한시 한 수]<126>

    저 밝은 달은 언제부터 있었나, 술잔 들고 푸른 하늘에 물어본다./하늘 위의 궁궐은, 오늘 밤이 어느 해일까./바람 타고 돌아가고 싶지만, 아름다운 옥 누각, 저리도 높아 추위 못 견딜까 두렵네./일어나 춤을 추며 맑은 내 그림자와 노니, 인간 세상에 머무는 게 차라리 나으리(상편).…

    • 2021-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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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운의 시인[이준식의 한시 한 수]<125>

    불운의 시인[이준식의 한시 한 수]<125>

    병든 매미 날지 못하고 내 손바닥으로 들어온다. 날개 찢겨도 아직은 가벼이 날 수 있고, 고통스러운 울음이지만 더없이 청아하다.꽃이슬 배 속에 가득하지만, 티끌이 잘못하여 눈동자를 찔렀구나.꾀꼬리며 솔개가 한데 어울려, 너를 해치려 마음먹고 있네.(病蟬飛不得, 向我掌中行. 折翼猶能薄,…

    • 2021-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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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픔의 참맛[이준식의 한시 한 수]<124>

    슬픔의 참맛[이준식의 한시 한 수]<124>

    젊은 시절 슬픔의 참맛을 알지 못한 채, 즐겨 높은 누각에 올랐지.즐겨 높은 누각에 올라, 새 노래 짓느라 말로만 슬프다 억지부렸지. 이제 슬픔의 참맛 다 알고 나서는, 말하려다 외려 그만두고 마네.말하려다 그만두고 내뱉은 한 마디, 아! 아 상쾌해서 좋은 가을날이여.(少年不識愁滋味…

    • 2021-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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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를 향한 비상[이준식의 한시 한 수]<123>

    자유를 향한 비상[이준식의 한시 한 수]<123>

    바다에서 날아온 외로운 기러기, 얕은 저수지조차 쳐다보지 못한다.곁을 보니 물총새 한 쌍, 화려한 삼주수 나무에 둥지를 틀었다. 높디높은 진귀한 나무 꼭대기라도, 탄알의 두려움이 없지 않을 터.예쁜 옷은 남의 손가락질을 걱정하고, 빼어난 사람은 귀신의 미움을 사기 마련.이제 나는 아득…

    • 2021-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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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귀비의 과일[이준식의 한시 한 수]<122>

    양귀비의 과일[이준식의 한시 한 수]<122>

    장안에서 돌아보면 비단을 쌓은 듯 수려한 여산,산꼭대기 화청궁 겹겹이 닫힌 대문들이 차례차례 열린다.흙먼지 일으키는 단기필마 보며 미소 짓는 양귀비,아무도 여지(荔枝)가 막 도착했다는 걸 알지 못하네.(長安回望繡成堆, 山頂千門次第開. 一騎紅塵妃子笑, 無人知是荔枝來.)-‘화청궁을 지나며…

    • 2021-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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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심스러운 초대[이준식의 한시 한 수]<121>

    조심스러운 초대[이준식의 한시 한 수]<121>

    맑은 물에 발도 담그고 여기저기 맘껏 떠도는 그대, 반듯하게 관복 차려입고 굽신거리는구 나.번잡함과 한가로움이 이리 서로 다르니, 겨우 십리 길인데 벌써 열흘이나 못 만나고 있구나. 내 문득 고상한 흥이 돋아, 그댈 초대하니 부디 시끄러운 속세 방문을 꺼리진 말게.예전에 심은 대나무 …

    • 2021-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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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겨운 송별[이준식의 한시 한 수]〈120〉

    정겨운 송별[이준식의 한시 한 수]〈120〉

    나 이백 배 타고 떠나려는데 홀연 강언덕에 발 구르며 부르는 노랫소리 들린다. 도화담 물이 깊어 천 자나 된다 해도 날 전송하는 왕륜의 정에는 미치지 못하리.(李白乘舟將欲行, 忽聞岸上踏歌聲. 桃花潭水深千尺, 不及汪倫送我情.) - ‘…

    • 2021-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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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욕지심[이준식의 한시 한 수]<119>

    무욕지심[이준식의 한시 한 수]<119>

    옛날 어르신 말씀 들을 때면, 듣기 싫어 으레 귀를 막았지. 어쩌다 보니 내 나이 벌써 오십, 문득 내 자신이 이런 일 겪고 있네. 내 젊은 날의 즐거움 돌아보지만, 추호도 되돌릴 마음은 들지 않네. 시간은 흘러 흘러 멀어져가니, 이 생애에 다시는 또 못 만나리.가산을…

    • 2021-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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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가[이준식의 한시 한 수]<118>

    비가[이준식의 한시 한 수]<118>

    바람 멎자 풍겨오는 흙 향기, 꽃은 이미 지고 없네요.저물도록 머리 빗질조차 미적대고 있어요.풍경은 그대론데 사람은 가고 없으니 만사가 다 허망할 따름.마음을 털어놓으려니 눈물부터 흐르네요.듣기로 쌍계의 봄 아직도 좋다 하니, 그곳에 가벼운 배 하나 띄우고 싶어요.하지만 쌍계의 작은 …

    • 2021-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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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동파의 배려심[이준식의 한시 한 수]<117>

    소동파의 배려심[이준식의 한시 한 수]<117>

    사람들은 모진 더위 힘들어해도 나는 긴 여름날이 좋기만 하네.훈풍이 남쪽에서 불어와 전각엔 시원한 바람 산들거리지.한번 거처를 옮기고 나면 오래도록 남들의 고락은 잊어버리기 마련.바라노니 이런 베풂 골고루 펼쳐져 그 혜택 온 세상에 나누어지길.(人皆苦炎熱, 我愛夏日長. 薰風自南來, 殿…

    • 2021-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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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절된 선물[이준식의 한시 한 수]<116>

    거절된 선물[이준식의 한시 한 수]<116>

    버들잎 같은 두 눈썹 그려본 지 오래, 화장 자욱 눈물에 젖어 얼룩지는 비단옷.진종일 내궁에 갇혀 단장할 일 없으니, 굳이 진주로 적막감을 달래주실 건 없지요.(柳葉雙眉久不描, 殘妝和淚汚紅綃. 長門盡日無梳洗, 何必珍珠慰寂寥.) -‘진주 하사를 거절하며’(사사진주·…

    • 2021-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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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빈한 선비의 노래[이준식의 한시 한 수]<115>

    청빈한 선비의 노래[이준식의 한시 한 수]<115>

    누추한 집이라도 놀며 쉴 수 있고 졸졸 흐르는 샘물 즐기며 기꺼이 주릴 수 있으리.물고기를 먹는데 왜 꼭 황하 방어라야 하나. 아내를 얻는데 왜 꼭 제나라 강씨라야 하나.물고기를 먹는데 왜 꼭 황하 잉어라야 하나. 아내를 얻는데 왜 꼭 송나라 자씨라야 하나.(衡門之下, 可以棲遲. 泌之…

    • 2021-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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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연지기를 노래하다[이준식의 한시 한 수]<114>

    호연지기를 노래하다[이준식의 한시 한 수]<114>

    태산은 대체 어떤 산이런가. 그 푸르름 제나라에서 노나라 땅까지 끝없이 펼쳐지지.조물주가 모아놓은 신령하고 빼어난 경관, 밤과 새벽처럼 또렷이 빛깔이 나뉘는 산의 남과 북.겹겹이 피는 구름 보며 확 트이는 가슴, 둥지 찾는 새 좇느라 멈추지 못하는 눈길.내 언젠가 저 정상에 올라 뭇 …

    • 2021-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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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구여, 기억하시게[이준식의 한시 한 수]<113>

    친구여, 기억하시게[이준식의 한시 한 수]<113>

    《의심을 푸는 방법 하나 알려주겠네. 거북이나 풀 따위로 점 볼 필요도 없지.옥의 진위를 가리려면 사흘간 불에 태워 보면 되고 재목감을 구별하려면 7년 기다려 보면 되지.충성스러운 주공도 유언비어에 시달렸고 왕망도 왕위 찬탈 전에는 더없이 공손했지.만약 그들이 일찌감치 죽어버렸다면 그…

    • 2021-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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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가의 두 모습[이준식의 한시 한 수]<112>

    사랑가의 두 모습[이준식의 한시 한 수]<112>

    《베갯머리에서 두고두고 소원을 빌었지요, 절 버리시겠다면 청산이 문드러질 때까지 기다리세요.저울추가 수면 위로 떠오르거나, 황하가 깡그리 마를 때까지 기다리세요.대낮에 삼성과 진성이 뜨거나, 북두칠성이 남쪽으로 돌아오길 기다리든지.버리려야 못 버리실 테지만, 절 버리시려면 한밤중에 해…

    • 2021-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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