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포인트

연재

이준식의 한시 한 수

기사 291

구독 126

인기 기사

날짜선택
  • 귤나무에 부치는 충정[이준식의 한시 한 수]<111>

    귤나무에 부치는 충정[이준식의 한시 한 수]<111>

    《강남 지방 붉은 귤나무, 겨울 지나도 여전히 푸른 숲을 이루네.어찌 이곳 기후가 따뜻해서랴, 스스로 추위 견디는 본성이 있어서지.귀한 손님께 드릴 수 있으련만 어쩌랴, 첩첩이 길 막히고 아득히 먼 것을. 운명은 그저 만나기 나름이려니 돌고 도는 세상 이치를 억지로 좇을 순 없지.괜히…

    • 2021-06-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여유와 탄식[이준식의 한시 한 수]<110>

    여유와 탄식[이준식의 한시 한 수]<110>

    옛 친구들 고관대작과 사귀느라 발길 뚝 끊었으니 문밖은 그야말로 참새 그물을 놓아도 될 지경.내 진작부터 빈둥거렸지만 일하는 아이마저 더 게을러져 비 온 뒤 봄풀이 곱절이나 늘어났네. 故人通貴絶相過, 門外眞堪置雀羅. 고인통귀절상과, 문외진감치작라. 我已幽慵僮更懶, 雨來春草一番多. 아이…

    • 2021-05-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객지의 봄나들이[이준식의 한시 한 수]<109>

    객지의 봄나들이[이준식의 한시 한 수]<109>

    《벼슬하느라 객지를 떠도는 자만이 만물의 변화에 쉬 놀라기 마련.구름과 노을은 새벽 바다에 피어나고 매화와 버들은 봄 강을 건너고 있다.따스한 봄기운에 꾀꼬리 울음 잦아지고 맑은 햇살에 부평초는 푸름을 더해간다.홀연 그대가 읊는 옛 가락 듣노라니 돌아가고픈 마음에 눈물이 옷깃을 적신다…

    • 2021-05-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선비의 지조[이준식의 한시 한 수]〈108〉

    선비의 지조[이준식의 한시 한 수]〈108〉

    《달은 이지러져도 그 빛 변함이 없고 보검은 부러져도 그 강함이 그대로지.기운 달은 빛이 쉽게 차오르고 부러진 보검은 주조하면 다시 좋아지지.권세가 산을 압도할 듯 막강해도 지사의 마음을 굴복시키긴 어려운 법. 대장부는 원래 지조가 있으니 죽을지언정 구차하게 살지는 않는다네.(月缺不…

    • 2021-05-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지는 봄을 바라보며[이준식의 한시 한 수]〈107〉

    지는 봄을 바라보며[이준식의 한시 한 수]〈107〉

    꽃잎 하나 날려도 봄빛이 줄어들거늘 무수히 휘날리니 울적해지는 내 마음.눈앞을 스치는 떨어지는 꽃잎 보며 몸 상하는 건 개의치 않고 술 마구 들이킨다.강가 작은 집엔 물총새가 둥지 틀고 동산 옆 높은 무덤엔 기린 석상이 나뒹군다.세상 이치 따지고 보면 즐기는 게 당연하니 헛된 명성에 …

    • 2021-05-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학을 좋아한 선비[이준식의 한시 한 수]〈106〉

    학을 좋아한 선비[이준식의 한시 한 수]〈106〉

    높다란 대울타리 속 친한 짝은 없지만 시끌벅적 닭 무리에서 저 홀로 빼어나다.머리 숙이면 붉은 볏이 떨어질까 두렵고 햇살 쬐면 하얀 깃털 녹아날까 걱정일세.가마우지는 털 빛깔이 천박한 듯싶고 앵무새는 목소리가 교태스러워 싫어한다.바람결에 울음 울며 무엇을 생각할까. 아득히 푸른 들, …

    • 2021-04-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어떤 작별[이준식의 한시 한 수]〈105〉

    어떤 작별[이준식의 한시 한 수]〈105〉

    골짜기마다 나무들 하늘을 찌르고 뭇 산엔 두견새 소리 울려 퍼지리.산중 밤새도록 비가 내리면 나뭇가지 끝에선 좌르르 샘물이 쏟아지리.그곳 여자들 무명베 짜서 세금 바치고 남자들은 토란밭 때문에 다툼이 잦을걸세.옛날 문옹이 그곳을 교화했다지만 선현의 업적에만 마냥 기대진 마시게.(萬壑樹…

    • 2021-04-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감춰진 그리움[이준식의 한시 한 수]〈104〉

    감춰진 그리움[이준식의 한시 한 수]〈104〉

    해님 부끄러워 소매로 얼굴 가리고 봄날 시름겨워 화장도 마다하네.진귀한 보물은 쉽게 구해도 낭군 마음 얻기는 너무 어려워베갯머리 가만히 눈물 흘리고 꽃밭에서 남몰래 애를 태우네.송옥같이 멋진 남자도 넘볼 수 있는 그대, 떠나버린 왕창을 원망할 건 없잖아.(羞日遮羅袖, 愁春懶起粧. 易求…

    • 2021-04-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인생은 기러기 발자국[이준식의 한시 한 수]〈103〉

    인생은 기러기 발자국[이준식의 한시 한 수]〈103〉

    인생 도달하는 곳 무엇과 같을까.기러기가 질척거리는 눈밭을 밟는 것과 같으리.진흙 위에 어쩌다 발자국 남긴대도 기러기 날아가면 어찌 동서쪽을 가늠하랴.노승은 이미 죽어 탑 속에 들었고 벽은 허물어져 우리가 남긴 시는 찾을 길 없구나.지난날 험한 산길 아직 기억하는지? 길은 멀고 지친 …

    • 2021-04-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버들솜[이준식의 한시 한 수]〈102〉

    버들솜[이준식의 한시 한 수]〈102〉

    어지러이 늘어진 버들가지 누레지기도 전에 따스한 봄바람 덕에 기세 한껏 떨치고 있다. 버들솜 날리며 해와 달 덮을 줄만 알았지세상에 차가운 서리가 있다는 건 알지 못하네.(亂條猶未變初黃, 倚得東風勢便狂. 解把飛花蒙日月, 不知天地有淸霜.)―‘버들을 읊다(영류·詠柳)’ 증공(曾鞏·101…

    • 2021-04-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연가[이준식의 한시 한 수]〈101〉

    연가[이준식의 한시 한 수]〈101〉

    연 지방엔 풀들이 푸른 실처럼 가늘겠지만이곳 진 지방 뽕나무는 초록가지를 낮게 드리웠네요.당신이 간절하게 집 생각하실 때 저 역시 애간장이 다 녹아나요. 알지도 못하는 봄바람이여, 무슨 일로 비단 휘장으로 들어오는지?(燕草如碧絲, 秦桑低綠枝. 當君懷歸日, 是妾斷腸時. 春風不相識, 何事…

    • 2021-03-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봄비에 젖다[이준식의 한시 한 수]〈100〉

    봄비에 젖다[이준식의 한시 한 수]〈100〉

    좋은 비 때를 아는 듯 봄 되자 천지에 생기를 주네.바람 타고 몰래 밤에 찾아와 부슬부슬 소리 없이 만물을 적신다.들길은 온통 구름으로 캄캄하고 강에 뜬 고깃배 불빛만 환하다.새벽이면 붉게 젖은 곳 보게 되리니, 꽃들이 금관성에 흐드러져 있을 테지.(好雨知時節, 當春乃發生. 隨風潛入夜…

    • 2021-03-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바위에 꽂힌 화살[이준식의 한시 한수]〈99〉

    바위에 꽂힌 화살[이준식의 한시 한수]〈99〉

    캄캄한 숲 풀들이 놀란 듯 흔들대자 장군은 한밤중에 활시위를 당겼지.날 밝아 흰 화살 깃 찾아봤더니 바윗돌 모서리에 박혀 있었네.(林暗草驚風, 將軍夜引弓. 平明尋白羽, 沒在石H中)―‘새하곡(塞下曲)’ 제2수·노륜(盧綸·739∼799)

    • 2021-03-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백을 감동시킨 노래[이준식의 한시 한 수]〈98〉

    이백을 감동시킨 노래[이준식의 한시 한 수]〈98〉

    옛사람 황학 타고 이미 떠났고 이곳엔 덩그마니 황학루만 남아 있네.황학은 가버린 후 돌아오지 않고 흰 구름만 천년토록 하릴없이 흐른다.맑은 물엔 반들반들 한양의 숲 어른대고 향초는 더북더북 앵무섬에 무성하다.해는 저무는데 고향은 어디쯤일까. 강 위에 핀 물안개에 마음만 스산하네.(昔人…

    • 2021-03-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하늘 끝도 이웃[이준식의 한시 한 수]〈97〉

    하늘 끝도 이웃[이준식의 한시 한 수]〈97〉

    삼진으로 에워싸인 장안 궁궐, 자욱한 안개 속에서 촉 땅을 바라보네.그대와 작별하는 이 마음, 우린 다같이 벼슬 때문에 객지를 떠도는 신세.세상에 자신을 알아주는 이 있다면 하늘 끝에 있대도 이웃 같으리.이별의 갈림길에 선 우리, 아녀자처럼 눈물로 수건 적시진 마세.(城闕輔三秦, 風煙…

    • 2021-02-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