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학교의 새 학기가 시작하는 3월이다. 그제 밤에는 창밖에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다. 일본의 새 학기는 4월이다. 그래서 새 학기엔 연분홍빛의 벚꽃이 활짝 피고, 꽃잎이 하염없이 흩날리는 언덕길을 걸었던 생각이 난다. 한국의 새 학기는 3월이라 날씨가 좀 쌀쌀하지만 물오르기 시작…
“지금 한국어로 얘기하신 것 맞죠?” 일본의 작은 도시에서 전화를 마친 내게 한 여인이 호기심 가득한 눈빛을 반짝이며 건넨 말이다. 나는 지난 연말연시를 고향인 규슈(九州)의 사가(佐賀)현 다케오(武雄)시에서 지냈다. 다케오는 온천과 도서관, 우주과학관, 다케오신사(神社), 커다란 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