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더블린에서의 일이다. 집과 집을 경계 짓는 낮은 관목 사이에서 여우 한 마리를 보았다. 그 여우가 배가 고파 밤마다 뜰을 파헤치며 구근을 찾아 헤맨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정육점으로 달려가 주인이 버리는 것들을 얻어왔다. 여우가 고개를 내민 곳 바로 앞에 그릇을 두었다. 분명…
《202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자 9명의 에세이를 싣습니다. 작가의 출발선에 선 이들의 글에서 추위를 녹이고 다가올 봄의 싱그러운 내음을 조금 일찍 만끽하시기 바랍니다.》토요일이나 일요일 오후에는 아버지를 뵈러 요양병원에 갔다. 선유도공원 근처에 있는 그곳에 가기 위해 주말마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