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여 열방들이 분노하며, 백성들이 헛된 일들을 꾀하느냐?” 구약 성경의 시편 2편이다. ‘열방들의 분노’가 심상치 않다. 세계 최강의 두 나라가 거센 파열음을 내고 있다. 2020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못지않게 열강들의 각축이 새로운 모습을 띠게 된 해로…
슈베르트는 방랑에 최적화된 작곡가였다. 사실이 아니라고 할지 모른다. 그의 삶이 곤궁했지만 떠도는 삶은 아니었다고 말이다. 그렇지만 슈베르트의 작품이 가리키는 나침반은 ‘방랑’에 맞춰져 있었다. 가곡집 ‘겨울 나그네’와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가 떠도는 주인공을 그리고 있다고, 피…
작곡가 나운영(1922∼1993)의 노래 ‘시편 23편’을 처음 들었을 때의 감동과 놀람을 잊지 못한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라는 제목으로 더 알려진 곡이다. 느릿한 3박자와 장조 5음계에 기초한 그윽한 선율선이, 어디서나 보이는 동네 산의 능선처럼 더없이 한국적인 느낌으로 다가…
네덜란드의 전설적 지휘 명장(名匠) 빌럼 멩엘베르흐는 1895년부터 1945년까지 무려 반세기 동안 암스테르담의 로열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 수석지휘자로 재직했다. 그는 교향악 거장 구스타프 말러와 친분이 있었고, 말러가 1911년 세상을 떠난 뒤에도 자주 그의 교향곡을 레퍼…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침략을 대대적으로 받은 유럽에서 사람들이 발코니에 나와 합창을 하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은 뉴스에서 종종 보았다. 오늘은 그런 ‘참여형 발코니 콘서트’가 국가적 단위로 펼쳐지는 것을 보게 된다. 오늘(4월 27일)은 유럽에서 가장 ‘젊은…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2번은 종종 ‘마이스터징거’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1악장 시작 부분 선율의 느낌이 바그너 오페라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마지막 막에 나오는 주인공 발터의 노래와 비슷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이 점은 의아하게 느껴진다. 19세기 말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음악계는…
독일 낭만주의 문호, E T A 호프만(1776∼1822)은 여러 후배 예술가에게 영감을 제공했다. 소설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왕’은 차이콥스키의 발레 ‘호두까기 인형’이, ‘모래요정’의 일부는 들리브의 발레 ‘코펠리아’가 됐다. 그의 소설은 동시대 다른 문인들처럼 요정, 악마,…
다듬이질 소리를 들어본 지도 수십 년이다. ‘라떼는’(나 때는) 어린 시절 옷이나 이불보를 펴기 위해 다듬잇돌 위에 천을 올려놓고 방망이로 두들기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골목에서 두 집 이상 다듬이질을 할 때는 ‘뚝딱뚝딱’ 하는 다듬이질 소리가 박자를 맞춰 ‘싱크로’되어 들리는…
《국내외 연주가의 온라인 콘서트를 소개하는 ‘거실에서 콘서트’ 코너를 매주 한 번씩 싣습니다. ‘거실에서 콘서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이 잦아들 때까지 계속됩니다. 어려움 속에서 예술혼을 펼치는 아티스트들에게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구스타프 말러(18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