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만 등에서 우리 국민 보호 작전을 수행하던 청해부대가 감염병에 뚫려 조기 철수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병사들이 40도 고열에 후각 상실을 보고하자, 감기약 두 알씩 주면서 “버티라”고 했단다. 어처구니없는 건, 유증상자가 100여 명씩이나 속출할 때까지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은 …
‘어리버리하다’ “망둥이가 뛰니까 숭어가 뛴다는 말을 하는 분들도 많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을 향한 동료 의원의 “숭어가 뛰니까 망둥이도 뛴다”는 발언에 날린 재치 있는 반박이다. 그는 “경선에 나서는 우리 당의 모든 후보는 숭어”라며 “목적은 정…
“우리가 더 센 조치를 내리면 더불어민주당도 권익위 조사로 퉁을 쳐서는 안 될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인터뷰에서 원내 지도부가 소속 의원 전원의 부동산 전수조사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의뢰한 것과 관련해 “검찰에 맡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면서 날린 일성이다. 이에 민주당은 국…
녀석의 모습은 징그러우나 짭조름한 감칠맛이 뛰어나다. 여름이 제철이지만 아무 때나 즐겨 먹는 보양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재미있는 건, 실제론 없는 물고기 이름인데도 사전에까지 올랐다는 사실이다. 짐작했겠지만 ‘곰장어’다. 언중은 한술 더 떠 ‘꼼장어’라 부른다. 곰장어는 껍질이 벗…
무슨 전쟁놀이인 줄 알았다. 특공, 특공 하길래…. 알고 보니 관세청 산하 관세평가분류원 공무원들이 철밥통으로도 모자라 ‘특별공급’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는 얘기다. 이들은 세종시 이전 대상이 아닌데도 청사를 짓고, 수억 원씩 시세차익을 얻었단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보며 내 집 장만의…
“나보고 귀엽대. 하도 까불어서 그런가.” 드라마 ‘나빌레라’에서 ‘발레 할배’ 열풍을 몰고 온 배우 박인환. 여든이 가까운 나이에 발레복이 흠뻑 젖도록 연습했다는 그의 인터뷰엔 치열함은 온데간데없다. 사람 냄새만이 유쾌하게 묻어난다. ‘까불다.’ 가볍고 조심성 없이 함부로 …
“무식하게 짜장면이 뭐냐? 자장면이지!” “그럼 짬뽕은 잠봉이냐?” 짜장면의 바른 표기가 자장면이던 시절, 영화 ‘연애술사’(2005년)의 한 대목이다. 경직된 어문규범에 대한 저항의 상징과도 같았던 짜장면의 처지를 절묘하게 보여준다. 잘 알다시피 짜장면은 언중의 말 씀씀이에 …
‘중노난범(衆怒難犯)’이란 말이 있다. 분노하여 일어선 대중을 당해내기 어려우니, 공분 살 일을 경계하라는 뜻이다. 이 말의 위력은 4·7 재·보궐선거에서 여실히 증명됐다. 내 탓 아닌 남 탓에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에 젖어 있던 여권이 참패한 뒤 고개를 숙…
속속들이 봄의 한복판이다. 봄꽃들의 이어달리기에 ‘꽃멀미’가 날 정도다. 동백이 매화에 바통을 넘기는가 싶더니 어느새 100년 만에 가장 일찍 개화한 벚꽃이 탐스러운 자태를 뽐낸다. 이에 질세라, 남녘에서부터 올라온 진달래가 산야를 붉게 물들인다. 하나같이 철겨움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
“이게 우리 회사만의 혜택이자 복지인데 꼬우면 이직하든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에 대한 비판이 일자 한 직원이 블라인드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정직하게 일하고 저축하면 잘살 수 있다는 믿음을 한껏 조롱하고 있다. 집값 폭등과 대출 규제로 내 집 마련의 꿈…
아삭아삭한 콩나물에 향긋한 미나리가 섞인 ‘아구찜’(표준어는 아귀찜이다)을 먹을 때면 이상하리만치 ‘멍게’를 떠올린다. 오래전 한 선배가 들려준 ‘멍게와 우렁쉥이’ 얘기 때문에 생긴 고약한 버릇이다. 멍게가 우렁쉥이의 사투리이던 시절. 어느 음식점 차림표에 멍게와 우렁쉥이가 나란히 …
“조촐한 자리지만 꼭 참석해 주세요.” 청첩장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표현이다. 이때 ‘조촐하다’의 뜻은 ‘변변치 못하다는’, 우리네 겸양의 표현이다. 집에 손님을 맞이하면서, 애써 갖은 음식을 준비하고도 “차린 건 없지만 많이 드세요”라고 겸손해하는 것과 같다. 많은 이가 이처럼 …
“아이스크림이 달달한 거야? 나랑 있어서 달달한 게 아니고?” 최근 인기를 모았던 가족 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의 ‘달달한’ 대사다. 극 중 ‘사돈 커플’이 ‘꽁냥꽁냥’하며 상처받은 관계를 회복하는 모습에서 공감을 더했다. 그런데 대사 속 ‘달달하다’의 말맛은 앞뒤엣 것이 전혀 …
읽는 내내 ‘설마’란 낱말이 머리를 맴돌았다. 한 달여 전, 벤츠를 타고 온 중년의 모녀가 노숙인을 위한 무료 도시락을 받아갔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터무니없는 욕심과 몰염치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배우 윤문식의 단골 대사가 절로 떠올랐다. “이런 싸가지 없는 놈이….” ‘싸가지.’ 버…
‘눈부처’란 말이 있다. ‘눈동자에 비치어 나타난 사람의 형상’을 말하는데, 동자부처라고도 한다. 장승욱 씨는 저서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에서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했으니,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의 창에 자기 자신을 비추어 보고, 그때의 오롯한 마음이 어찌 부처의 마음과 다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