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에세이 ‘날 살린 좀비’(연두)를 출간한 정명섭 소설가(48·사진)는 ‘좀비 덕후’다. 2000년대 중반 조지 로메로 감독의 영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년)을 우연히 보고 좀비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2011년 전업 작가를 선언한 뒤 출판사로부터 연거푸 기고를 거절당할…
에세이 ‘숨 쉬러 숲으로’(문학수첩)를 15일 출간한 장세이 씨(44)는 요새 제주 곶자왈과 오름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숲 덕후’인 장 씨는 20여 년간의 잡지 기자, 편집자 생활을 마무리하고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제주도 서귀포시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어릴 때부터 숲을 좋아하던…
대학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하고 초등학교 사서로 일하며 접한 그림책을 아주 오랜만에 다시 만났다. 결혼 후 유치원생 아들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다 가사노동과 육아에 지친 자신의 마음이 치유되는 걸 느꼈다. 이후 4년간 그림책 낭독 모임에 참석하며 그림책 애독자가 됐지만 그뿐이었다. 상담심리…
식물세밀화가 이소영 씨(37)의 작업실 한쪽에는 영국, 프랑스, 일본에서 건너온 식물세밀화 서적이 빼곡히 꽂혀 있다. 이 씨가 해당 국가에서 직접 구매했거나 경매에 올라왔던 희귀 서적들이 대부분이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에서 제작한 식물도감도 이 씨의 책장에 꽂혀 있다. 식물세밀화 책…
5일 에세이 ‘나는 식물 키우며 산다’(가지)를 펴낸 정수진 작가(34·여·사진)는 ‘식물 덕후’다. 이 책은 식물에 대한 예찬과 더불어 식물을 잘 키우는 방법을 담았다. 정 작가는 미술작가로 일하다 인스타그램에서 다른 사람들이 식물을 키우는 모습을 본 뒤 빠져들었다. 식물을 사랑해 …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브라질 출신의 21세 축구선수 호나우두는 한 소년의 마음을 마구 헤집어 놨다. 그의 드리블, 슛, 발놀림 하나하나가 황홀했다. 그때부터였다. 부모님을 졸라 한두 벌씩 사 모으던 그의 유니폼은 100여 벌. 프로 데뷔 시즌부터 그의 은퇴 시즌 유니폼까지 모조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시대 가장 마음 편한 여행 ‘차박(車泊)’이 뜨고 있다. 차박은 여행지를 찾아 차에서 먹고 자며 머무는 여행을 말한다. 주로 혼자 또는 2인이 인적 드문 곳에서 머물기 때문에 대면 접촉의 위험도 적다. 차를 몰고 야외나 캠핑장에서 야영하는 ‘오…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문구에 대한 추천과 사연을 담은 에세이 ‘문구는 옳다’(오후의 서재)를 10일 펴낸 정윤희 작가는 ‘문구 덕후’다. 남들이 신상 가방과 구두를 사들일 때 그는 신상 문구를 사러 문구점으로 향하곤 했다. “잉크 향에 흥분하고 종이 질에 예민하다”는 그에게 초등학생 조…
최근 국내에 번역 출간된 ‘레코스케’(모토 히데야스 지음·한경식 옮김·안나푸르나)는 레코드 ‘덕후’의 비범한 일상과 로망을 코믹하게 그려낸 만화다. 원저자, 발행인, 기획자, 역자 모두 가히 특급 ‘L자(판 환자)’로 구성된 드림팀. 그 가운데 편집자 정철 씨(44)도 있다.인플루언서…
전동 커피 그라인더가 30초면 커피가루를 곱게 갈아내고, 이마저 기다리기 힘들어 조지 클루니가 ‘10초 완성’ 캡슐커피를 마시며 “왓 엘스(What else·뭐가 더 필요해)?”를 외치는 시대. 누군가는 수동 그라인더에 커피콩을 넣고 5분 넘게 드르륵 드르륵 콩이 갈리는 감촉과 소리의…
《‘아무튼, 하루키’ 저자이자 번역가 이지수 씨(37)는 “무라카미 하루키 덕후에 명함도 못 내밀 것 같다”고 걱정부터 했다. 그는 “하루키 덕후라 하면 왠지 아침부터 파스타를 먹으며 야나체크 심포니에타를 들어야 할 것만 같은데 그렇지 못하다”고 했다. 하루키가 노벨 문학상을 받도록 …
책으로 가득한 원룸에 ‘야자나무’ 한 그루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2017년 어느 날 전철역에서 운명처럼 ‘테이블야자’를 만났다. 원하는 사람은 가져가라며 키우던 것을 ‘무료 나눔’하고 있었다. 가볍지도 않은 화분을 들고 낑낑대며 언덕길을 올랐다. 그렇게 화분을 하나둘씩 사 …
《특정 대상에 푹 빠져 마니아 겸 준(準)전문가가 된 덕후(오타쿠를 발음에 가깝게 표기한 우리말 조어)들의 비밀 노트를 공개한다. 다년간 세심한 취향으로 축적한 덕후들의 데이터베이스 가운데 꼭 소개하고 싶은 대상을 추천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