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별세한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을 생전에 만난 건 두 차례였다. 지난해 12월엔 문화창조자로서 그의 삶과 젊은 세대에 대한 조언을, 올 1월엔 성큼 다가온 병과 고통을 들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딸 이민아 목사(1959∼2012)에 대해선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그런데 …
“21세기 한국에 새로운 세계문학전집이 필요하다는 것은 명백하다. 우리의 지성과 감성의 기준에 부합하는 세계문학을 다시 구상할 때가 됐다.” 10년 전 대학에서 문학 수업을 들었을 때다. 담당 교수는 수업 첫날 학생들에게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에 실린 발간사를 소리 내 읽으라고 했다. …
주인공 김독자는 늘 패배자의 삶을 살아왔다. 중학교 땐 왕따를 당했고, 20대인 지금은 대기업 계열사의 계약직 직원으로 살고 있다. 김독자의 유일한 희망은 웹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을 읽는 일이다. 10년간 연재된 이 인기 없는 웹소설의 독자는 오직 김독자뿐이다…
서울 어디에나 있을 것 같은 골목길에 동네 서점 하나가 들어선다. 서점 주인인 젊은 여성 영주는 서점 안에서 가만히 앉아 책만 읽는다. 영주를 궁금해하는 동네 사람들이 조금씩 서점에 발을 들인다. 바리스타 민준, 작가 승우, 고등학생 민철, 주부 희주…. 크고 작은 상처를 지닌 사람들…
“나는 처음 그들의 노래 역시 휘황찬란 빛나기만 할 줄 알았어. 그런데 정작 가사 내용은 안 그런 거야. 오늘날 ‘미생’이니 ‘취준생’이니 해서 고통스러워하는 보통 젊은이들의 심정과 형편과 꿈을 그대로 담고 있는 거야….” 시인 나태주는 방탄소년단(BTS) 노랫말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최근 출판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각자 어떻게 책을 읽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A 출판인은 목차를 먼저 훑은 뒤 핵심 챕터 위주로 읽는다고 했다. B 출판인은 중간 중간 내용을 건너뛰며 책을 읽어 나간다고 했다. C 출판인은 서문이나 맨 마지막 부분을 집중해서 읽는다고 했다. 사실 출판인이…
연말이 되자 출판계에서 올해 많이 팔리거나 읽힌 책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작품은 판타지 장편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팩토리나인). 교보문고와 예스24는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이 책을 꼽았다.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 서재’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의 책으로 …
매주 쏟아지는 신간들 가운데 이상한 궁금증이 생기는 책들이 있다. 유명 정치인이나 기업인의 이름으로 출간된 자서전들이다. 전업 작가가 쓴 듯 유려한 문장을 볼 때마다 어떻게 이렇게 달필인지, 언제 바쁜 시간을 쪼개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원고를 썼는지 의문이 들었다. 혹시 이들이 따로 …
“전 공용오피스나 집에서 일합니다. 직원도 없는데 사무실을 따로 구할 필요가 없습니다.” 최근 만난 한 1인 출판사 대표에게 다음 기회에 출판사 사무실에 방문해도 되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그날 자신이 일하는 곳 근처에서 밥을 먹거나 커피를 마실 순 있지만 손님을 초대할 사무실…
“기말고사는 수업에서 썼던 습작을 신춘문예에 응모하고, 우체국 등기 영수증을 제출하는 것으로 대체하겠습니다.” 8년 전 대학 문예창작학과에서 소설 창작 수업을 듣던 때였다. 종강이 다가오자 담당교수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공지했다. 한 학기 내내 쓰고 토론하고 퇴고한 작품으로 각 신문사의…
매주 문학·출판 담당 기자에겐 수백 권의 신간이 배달된다. 책을 소개해 달라고 출판사가 보낸 홍보용 책이 대부분이지만 작가가 직접 보낸 책도 수십 권 된다. 책이 들어 있는 황색 봉투 겉면에 ‘담당 기자 귀하’라 쓰고 행여 봉투가 찢어질까 스카치테이프로 수십 번을 포장한 것도 있다. …
7일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선정됐다. 특별히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는 한 수상자는 스웨덴 스톡홀름 아카데미 강당에서 노벨상 수상 소감 연설 겸 강연을 하는 것이 전통이다. 수상자가 자신의 인생과 작품 세계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는 자리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상륙이 다가오고 있다. 11월 12일부턴 월 9900원에 디즈니플러스의 다양한 콘텐츠를 스마트폰이나 TV로 볼 수 있다. 디즈니플러스엔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다양한 브랜드가 있지만 아무래도 가장 눈길이 가는 브랜드는 단연 디즈…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보는 웹툰이 종이책으로 속속 출간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전자상거래 사이트 ‘웹툰프렌즈’를 열고 웹툰을 종이책으로 만들어 팔고 있는데 종수만 100여 종에 달한다. 기존 출판사들도 웹툰을 종이책으로 펴내는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사람들도 수만 원짜리 웹툰 종이책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에서 공개됐거나 현재 제작 중인 영상작품의 원작 장르소설들이 연달아 번역, 출간되고 있다. 이달만 해도 공상과학(SF) 장편소설 ‘버드 박스’(검은숲), 스릴러 중편소설집 ‘피가 흐르는 곳에’(황금가지) 같은 굵직한 원작 장르소설이 국내에 출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