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영화 ‘건축학개론’을 보면서 왈칵 눈물이 났다. 한밤중 찻길에서 술 취해 비틀거리는 대학생 승민(이제훈 역)이 그를 피하는 택시들을 잡으려 외칠 때였다. “아저씨, 정릉 가요, 정릉.” 내 첫사랑도 거기 살았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따로 있다. 이혼…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을 때, 거기 걸맞는 성공에 만족하면서 살아라.”‘피터의 원리 : 무능한 사람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이유’ 中어느 조직에나 저 자리까지 어떻게 승진해서 올라갔는지 의문이 들 만큼 무능한 사람이 있다. 어떻게 저 사람이 저 자리에 있는지 궁금한…
“성장하는 자네를 보러 온다네.”애니메이션 ‘블루 자이언트’ 中일본 시골 출신 고교생 다이(大)에게 ‘재즈’는 심장을 펄펄 끓어오르게 만드는 100℃의 온도 같다. 다이에겐 이름에 걸맞은 큰 꿈이 있다. 세계 최고의 색소폰 연주자가 되는 것이다. 밤마다 아무도 없는 강가에 나가 홀로 …
2024년은 스코티 셰플러(28·미국)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해 5월부터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왕좌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셰플러는 올해에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7승을 쓸어 담았습니다. 올해 투어에서 챙긴 상금만 무려 6223만 달러(870억 원)나 됩니다. 이…
“Just close your eyes, breathe in and visualize(눈 감고 숨을 깊이 들이마셔, 그리고 상상해 봐)”(위플래시(Whiplash), 에스파)걸그룹 에스파의 ‘위플래시(Whiplash)’를 듣고 영어 위플래시에 ‘채찍질’ 말고 다른 뜻이 있는 걸 알았다…
신곡 ‘아파트’를 듣다가 몇 가지 새로 알게 됐다. 첫 번째, 아파트라는 술자리 게임이 있다. 노래 가사는 그에 착안했다. 나는 그런 게임 모른다. 후배에게 물었다. “그럼 ‘당연하지’ 같은 건가? 가수 김종국 있잖아. 그 옛날에….” 그러자 그의 눈빛엔 언제 적 ‘당연하지’냐는 빈축…
“그의 침묵이 길어질 때마다, 그녀는 아주 조금씩 몸을 움직여 기척을 낸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이 2011년 출간한 장편소설 ‘희랍어 시간’(문학동네) 속 한 문장이다. ‘어둠 속의 대화’라는 소제목이 말해주듯, 그와 그녀는 지금 어둠 속에 있다. 학원에서 고대 그리스어를 가르치…
“내 최고의 공을 던졌습니다. (다시 승부해도) 나는 다시 그 공을 던질 겁니다.”듣기만 해도 손발이 오그라드는 듯한 이 한마디의 주인공은 누굴까요. 여름보다 뜨거운 열정을 가진 고교 야구 선수들이 등장하는 청춘만화 속 명대사는 아니었을까요. ‘최고의 공’을 말한 이는 바로 미국 프로…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김수영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중에서, 1965)학원가 보도(步道)에서 음식이 든 비닐봉지를 들고 스쿠터를 세워 놓은 큰길가로 총총히 걸어가는 배달라이더에게 감사하다. 주문 몰리는 점심 무렵 오토바이를 손으로 끌면서 대각선 횡단보도를 건너는…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1989)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2008) 속 신념에 차서 쉴 새 없이 떠드는 조커 캐릭터의 인기는 가히 컬트적이다. 이들 시리즈를 거쳐 아예 배트맨을 제치고 주인공 자리를 꿰차기까지 한다. ‘조커’(2019)를 거쳐, 최근작 ‘조커: 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