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평원성이 떨어지고 화무상이 사로잡힌 터라 적은 속으로 적잖이 겁을 먹고 있을 것이오. 그렇게 겁먹어 다급
전해가 문루 위에서 내려다보니 성 밖은 어느새 한군의 창검과 깃발로 두껍게 에워싸여 있었다. 도성인 임치로 가는
온몸이 투지로 뭉친 것 같은 관영이 기마대를 휘몰아 뒤쫓아 오자 화무상(華無傷)은 더욱 급해졌다. 뒤돌아볼 것도 없이
“평원성에서 여기까지 200리 길을 달려오는 동안 장군이 이끈 기마대가 가장 덜 지쳤을 것이니, 이곳 역하에서의
한신의 말에 기가 막혀서인지 평원성을 지키던 제나라 장수 전욱(田昱)은 한동안이나 대꾸를 못했다. 격한 감정을
하수(河水)를 건넌 한신의 군사들은 곧바로 제나라의 평원성(平原城)을 덮쳤다. 원래 평원성은 하수 남쪽 나루에
“하지만 제나라가 이미 항복하였다는데 무엇 때문에 다시 병마(兵馬)를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오?” 괴철의 말을
한신은 제나라가 항복했다는 말을 듣자 반갑기보다는 맥이 쭉 빠졌다. 석달 전 한왕 유방에게 등을 떼밀리듯 조나라
제왕(齊王) 전광이 한나라와 손잡게 된 일을 스스로 다행히 여기면서 연일 잔치를 벌여 역이기와 술을 즐기고 있는
“한왕(漢王)께서는 성을 빼앗으시면 공을 세운 장수를 후(侯)로 봉하시고, 재물을 얻으면 바로 병사들에게 나누
“이 며칠 객관에 머물면서 임치 성안을 두루 살펴보았습니다. 참으로 크고 넉넉한 도성이었습니다. 하지만 제나라가
수레 밖으로 수풀처럼 창대를 늘어세운 기마대와 갑옷투구로 온몸을 싼 보졸들이 늘어선 것을 보고 역이기는 전해(田解)의
한신은 무덤덤한 얼굴로 한왕의 뜻을 받아들였다. 당장 제나라로 쳐들어가라고 자신의 등을 떼밀 듯 조나라로 내쫓은
“신은 삶겨 죽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제왕(齊王)으로 하여금 스스로 한나라의 동쪽 울타리 노릇을 하는 나라(東藩)
다음 날 역((력,역))선생 이기(食其)가 한왕을 찾아보고 말했다. “이제 오창을 차지하셨으니 대왕께서는 하늘이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