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군과 상산왕은 어찌 이리 늦으셨소?” 별로 감정이 드러나지 않은 한왕의 목소리였으나 한신과 장이는
“대왕께서 아무도 거느리실 수 없게 될 만큼 참혹한 꼴을 당했는지도….” 이번에는 장이도 자신 없는 듯 그
어지간히 사람이 모였다 싶자 한왕이 문득 대장군의 인부(印符)와 부월(斧鉞)을 높이 쳐들어 보이며 큰소리로 외쳤다.
“대왕. 이 새벽에 여기는 어인 일이십니까?” 한왕의 얼굴을 알아본 그 장수가 마룻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떨리는
“성문을 열어라! 나는 한왕께서 좌승상(左丞相) 한신에게 보내신 사신이다.” 한왕이 문루 앞에 수레를 멈추게
수무(修武)는 예전 은(殷)나라 시대에는 영읍(寧邑)이라 불리던 곳이었다. 그러나 주(周)나라를 연 무왕(武王)이 포악
등공(謄公) 하후영은 뒤쫓는 초군 기마대를 따돌린 뒤에도 30리나 북쪽으로 내달은 뒤에야 말고삐를 당겨 빠르기를 줄였
“과인은 그렇게 이 성을 빠져나간다 치자. 남아 있는 공들은 어찌하겠는가?” 한왕이 그렇게 궁금한 것을 물
“대왕, 아무래도 아니 되겠습니다. 항왕(項王)의 기세가 심상치 않으니 하루바삐 이 성고(成皐)를 벗어나시는 게
다음날 패왕 항우는 날이 밝기 바쁘게 성고성 문루(門樓) 앞으로 말을 몰아가 소리 높이 한왕 유방을 찾았다. “한
밤이 깊어지면서 성고성 안은 더욱 술렁거렸다. 모든 군민(軍民)이 잠자지 않고 웅성거리며 성안을 몰려다니는 것 같
“틀림없습니다. 겁을 먹은 유방이 또 관중으로 달아나려고 하는 것이니, 이번에는 반드시 그를 잡아 죽여야 합니
한왕(韓王) 신(信)이 그런 패왕에게서 무얼 보았는지 풀썩 무릎을 꺾으며 말했다. “대왕께서 신(臣)을 거두어만 주
곧 행궁(行宮) 뜰에 큰 가마솥이 날라져 오고 솥발 아래 장작불이 지펴졌다. 주가(周苛)는 물이 끓기도 전에 가마솥에
“공의 드높은 의기를 떠올리고 또 지금의 고단한 공의 처지를 살피니 실로 과인의 가슴이 아프오. 한왕 유방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