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河水) 일대에서 우리의 양도(糧道)를 끊고 분탕질을 치던 팽월이 이제는 수수(휴水)를 건너 우리 초나라의
“항왕이 구강왕 경포를 두들겨 내쫓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완성(宛城)까지 뒤쫓아 간다면, 그때는 우리도 성을 나가
연이틀 힘을 다해 섭성을 들이쳐도 끄덕 않자 패왕 항우는 더욱 성이 났다. 사흘째부터는 뒤에 있는 시양졸(시養卒
“유방은 듣거라. 네 명색 한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어 어찌 이리 비겁하게 달아나기만 하느냐? 팽성에서 잡으려 하니
“변화를 살펴보신다면 무엇을 언제까지 기다리시겠다는 것입니까?” 그 물음에 곁에 있던 장량이 한왕을 대신
“군사를 물려라! 남쪽으로 간다. 유방부터 잡아 죽여 이 형양성을 머리 없는 귀신으로 만들어 버리자.” 패왕이 그렇
한왕이 역양((력,역)陽)에 이르러 보니 사람을 풀어 관동(關東)의 소식을 꿰고 있던 소하는 마치 한왕이 그렇게 돌아
낙양에서 함곡관까지는 보졸(步卒)이 종일을 내달아도 사흘이 넘는 길이었으나, 초나라 세력이 전혀 미치지 않는
기신을 내세워 초나라 군사들과 패왕의 눈을 속이고 형양성을 빠져 나온 한왕 유방은 우선 다급한 대로 성고(成皐)
그런데 형양성 안이라고 모두 기신이나 주가 같은 이들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양도(糧道)가 끊긴 채 에워싸인 지
한편 그런 기신의 죽음을 보고 있는 패왕 항우는 까닭 모를 분노와 모욕감으로 속이 터질 것만 같았다. 나름의 자부
“너는 저 사람을 알고 있느냐?” “아무리 궁박한 처지에 빠져 있기로서니 내 오랜 벗 기신(紀信)을 못 알아볼
“닥쳐라. 너야말로 스스로를 너무 크게 여기는구나. 네 몸도 피와 살로 이루어졌을 터, 과연 그게 네 혀처럼 굳세고 씩씩한지
초나라 군사들이 거칠게 몰아대자 기신을 따라 병장기도 들지 않고 항복해 온 한군(漢軍)들이 갑자기 갑옷과 투구를 벗어던
“자, 이만 위표의 일은 잊고 맡은 자리로 돌아갑시다. 항왕이 우리에게 속은 줄 알면 결코 그냥 있지 않을 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