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같이 그럴듯하게 짜인 말들인 데다 넉넉하게 푼 황금이 뒤에서 거드니 한군 첩자들이 퍼뜨린 유언비어는 곧 초나라
초나라 군중(軍中)으로 숨어든 한군 첩자들은 크게 두 갈래로 헛소문을 퍼뜨렸다. 그 한 갈래는 초나라 장수들의 마
“이쪽에서 새로 얻고 보탤 수가 없어도, 맞서고 있는 저쪽에서 덜고 빼앗을 수만 있다면, 이쪽에서 새로 얻고 보
“아니 됩니다. 사자를 죽이는 법이 아니거니와, 형양성 안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서도 사자는 살려 보내야 합니다.
“관중 땅만으로 넉넉하다는 사람이 함곡관을 나온 지 일년이 넘도록 중원(中原)을 기웃거리고 있는가? 거기다가 형
“지금 우리가 괴로워하는 일은 성안의 양식이 넉넉하지 못하다는 것과 가까운 날에는 구원을 올 우군(友軍)이 없
형양성이 패왕 항우의 대군에 에워싸인 지 달포가 지났을 무렵이었다. 초군의 양동(陽動)에 지치고 갈무리한 곡
“아니 됩니다. 적진이 성벽에 너무 바짝 붙어 있어 자칫하면 적의 또 다른 계략에 말려들 수 있습니다. 거짓으로 성을
“어제 비록 적은 안간힘을 다 써 우리 군사를 막아냈으나, 그 날카로운 기세에 간담이 서늘했을 것입니다. 따라서
첫 번째 공성(攻城)에서 얻은 것 없이 군사만 상하고 물러났으나 패왕 항우의 기세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성벽
“이제 곧 항왕의 무서운 공성(攻城)이 시작될 것이다. 모두 죽기로 싸워 성을 지켜라. 오늘 이 성을 지켜내지 못하
“지난 날 의제(義帝)께서는 먼저 관중에 드는 사람을 관중왕(關中王)으로 삼으리라 약조하셨소. 과인은 험준한
한왕 유방이 마지못해 성가퀴 사이로 얼굴을 내밀며 패왕 항우의 말을 받았다. “유(劉) 아무개는 여기 있소. 대왕께
“못난 신(臣) 주발이 대왕을 뵙습니다. 형양성의 양도(糧道)를 지켜내지 못한 죄를 엄히 벌하여 주십시오.” 주발
말을 마친 장량은 갈라 쥐고 있던 마지막 젓가락을 소리 나게 상 위에 놓았다. 그리고 잠시 입을 다물어 뜸을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