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왕 항우가 다시 장수들을 불러 모아 어떻게 싸워야 할지를 일러준 것은 영벽(靈壁) 동쪽 한군(漢軍)의 진채 앞에 이른
“대왕께서는 자방 선생과 더불어 중군을 맡으시어 우리가 놓을 큰 덫의 미끼가 되어 주십시오. 수레를 버리고 말에 올
“항왕이 일부러 퍼뜨리게 한 헛소문일 것이다. 며칠 전에도 팽성으로 올 것이라 하고 소성부터 치지 않았느냐? 하지만
(듣기로 범증과 계포가 이끄는 초군 본진은 아직도 초나라 경내로 돌아오지 못했다고 한다. 그들이 오늘 돌아온다 해도
“아니 됩니다. 이곳은 초나라 땅 깊숙한 곳이니, 우리 군사들에게는 이른바 절지(絶地)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왕(韓王) 신(信)이 대왕께 문후 올립니다. 팽성 북문을 지키다가 어가(御駕)를 호위하러 달려왔습니다. 오는 길에
한편 역상과 근흡의 호위를 받으며 팽성 남문으로 빠져나간 한왕 유방은 내리 30리를 달려 높지 않은 산악지대로 들어
한마디 문답도 없이 패왕의 중군이 거대한 쐐기처럼 한군(漢軍)과 제후군의 몸통을 갈라놓고 다시 초나라 맹장들이
비록 조련이 잘 안 되고 제멋대로인 잡군(雜軍)이라 하나, 여러 갈래가 사수(泗水)와 곡수(穀水)를 건너며 모이다 보
패왕이 동쪽으로 달아난 한군을 쫓아 팽성 동문을 나서자 뒤따르던 장수들이 물었다. “우리가 동쪽으로 뒤쫓는
“모두 성안으로! 어서 성안으로 들어가 한왕 유방을 사로잡아라!” 패왕 항우가 앞장서 오추마를 박차며 크게 외
“역상과 근흡 장군은 본진으로 돌아가 대왕의 어가(御駕)를 호위하라 이르라. 그리고 남은 제후군 장수들에게는 힘을 다
서문 문루에 있던 한신이 놀라 서쪽을 바라보니 다시 소성 쪽에서 흙먼지가 자우룩하게 일며 한 떼의 인마가 몰려오고
팽성 서쪽은 관중에서 나온 한군(漢軍)에는 퇴로(退路)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패왕이 거느린 초나라 군사가 군사적 요충
“장수들을 다스리고 군사를 부려 적을 쳐부수는 일은 바로 대장군의 소임이오. 그런데 대장군께서는 어찌 남의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