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끌려온 미인들도 마찬가지였다. 패왕이 팽성에 모아놓은 미인들도 거의가 함양의 궁궐에서 끌고 온 여자들
“성이 비어 있는 듯해도 의혹이 많았는데, 선생께서 몸소 나서시어 이리 일러주시니 무어라 고마운 뜻을 드러내야 할
“대왕께서 진정으로 천하에 뜻을 두고 계시다면 모진 임금과 못된 법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한 일
“말만 번지르르하고 처신은 반복 무쌍한 유자(儒者)구려. 오늘은 과인에게로 왔으나 내일은 어디로 갈지 누가
“유생들이라… 유생들이 무슨 일로?” 한왕이 이맛살부터 찌푸리며 그렇게 받았다. 저잣거리 시절부터 한왕 유방은
“하늘이 과인에게 팽성을 내리시려 하오. 아니 서초(西楚)와 천하를 내게 주시려 하오. 밤이 길면 꿈자리가 사나운 법,
“탕현(탕縣)이 항복해 오기에 이대로 손에 피 묻히지 않고 팽성에 들게 되는가 했더니 아무래도 틀린 일 같소. 내일
“번쾌 장군이 추현(鄒縣)과 노나라 땅을 휩쓴 뒤에 다시 남쪽으로 내려와 설현(薛縣)과 하구(瑕丘)를 공략하고 있습니
(우리가 팽성을 치는 것은 급습(急襲)의 일종이고, 급습의 기본은 집중과 신속이다. 그런데 이 무슨 분산과 우회냐? 거기
“팽 장군을 위나라 상국(相國)으로 삼고, 거느린 군사는 이제껏 해 온 대로 장군의 뜻에 따라 부릴 수 있게 하겠소. 이
“사자가 왔다고? 들라 하라.” 한왕이 그렇게 허락하자 그 군사가 나가 군막 밖에 기다리던 사자를 데려왔다. 한왕
번쾌는 다음날 일찍 외황성 서쪽 20리쯤 되는 곳에서 왕무(王武)와 정거(程d)가 이끄는 초나라 군사와 맞닥뜨렸다.
그들 엄청난 대군이 산과 들을 덮으며 외황현(外黃縣) 경계로 접어들 무렵이었다. 군사를 이끌고 앞서 가던 장수가
“산사람의 머리라면 목소리와 표정이 있고, 또 말을 시켜 캐물어 볼 수도 있지만, 목을 잘라 보내온 머리는 그렇지
한왕의 사자가 이르자, 관동(關東)의 많은 제후와 왕들이 한편으로는 의분에 차고 다른 한편으로는 한군(漢軍)의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