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여학교에 가고 싶어요. 시집가서 애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그 전에 나 자신을 만들고 싶어요.” 소녀는
“…저 밭은 보리밭, 저기는 콩밭, 저 너머는요? 저기저기 온통 키가 똑같은 풀이요, 저건 뭐예요?” “고량(高
국어시간에 내가 손을 들고 “자유가 뭐예요?”하고 물었더니 고바야시 선생님은 “마음 가는 대로, 생각하
동아유신의 드높은 외침 소리 흥하는 만주 땅도 드넓다 나부끼는 이삭 열매도 탐스럽고 온갖 보물 묻혀 있네 번영
쉭 쉭하고 기통 밑에서 뿜어 나오는 새하얀 증기에 열차의 모습이 완전히 가렸지만, 소녀는 연기 속을 뚫고 올라
소녀는 두 손으로 두드리듯 세수를 하고 젖은 얼굴을 블라우스 소매에 닦고 홈을 걸었다. 국방색 정모에 제복차림의
이렇게 먼 여행을 하기는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겠다, 시집을 가서 아이 낳으면 집 밖에 나가기가 힘들겠지,
1943년 8월, 동생 우근과 연습하던 중 우철은 ‘같이 도망치지 않겠냐’고 말하나 우근은 거절한다. 보통학교 5
내리막길이 되자 기관차도 기관사들도 한숨 돌리고 있는 모양인지 연기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소녀는 습기를 머금은 싱
“삼년이나 같은 공장에서 일하니까 친언니라고 생각하고 무슨 일이든지 의논해. 나도 안성에 두고 온 내 동생이
칙 칙 칙 칙, 칙 칙 칙 칙, 소녀는 수업 중에 잠깐 존 줄 알고 눈을 퍼뜩 떴다. 어어? 교실이 아니네, 어디지?
소녀는 난생 처음 써보는 나무젓가락을 요리조리 쳐다보며 도시락을 먹고, 호박씨를 집어 입에 넣으면서 사이다를 마
“런던올림픽에는 못 나가지.” 남자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성냥을 그어 불을 붙였다. “영국이 적국이라서
봉천? 봉천? 지리 시간에 고바야시 선생님이 지도를 보여준 적이 있다. 밀양에서 몇 센티미터 위였더라? 지도상으로
소녀는 담배에 절어 있는 남자의 몸 냄새를 맡았다. “…나한테서…땀 냄새 안 나요?” “땀 냄새? 땀 냄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