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는 조금이라도 잘 보이게 하려고 고개를 높이 처들고 두 팔에 잔뜩 힘을 주고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소녀는 역을 에워싸고 있는 무흘산과 만어산, 천태산을 바라다보았다. 어떻게 된 거지, 뚝 멈춰버린 것처럼 보이네, 숲
“내가 여기 이렇게 있는데 그냥 지나쳐서 쓱 가버리더구나.” “미안해요.” “갑작스러운 얘기라서, 못 오는 줄
“잘 가라” 우근은 오른손을 들고 흔들며 제자리 뛰기를 했다. “잘 가이소” 에이코는 꾸벅 고개를 숙였다. 큐
아유 더워! 30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훨씬 멀다. 어젯밤 오빠한테 슬쩍 물어봤더니, 밀양발 부산행은 5시54분하
큐큐 파파 석류만 벌써 발갛다 수줍어 고개 숙인 소녀의 뺨 같다 누나도 놀리면 금방 얼굴이 빨개졌었는데 큐큐 파파
솔솔 살랑 살랑 솔솔 살랑 살랑, 미적지근한 강바람이 소녀의 뺨을 어루만지고 머리칼을 말아 올렸다. 바람에
소녀는 고무줄놀이를 할 때처럼 오른발로 깡충 뛰고서 강둑을 뛰어올라갔다. 8월에는 늘 녹아 흐를 듯한 냄새가 난
“아아, 다행이다. 그럼 나, 채용될 수 있는 거네요.” “조선을 떠나기 하루 전에 이렇게 만난 것도 무슨 인
“멀기야 멀지만, 아침에 삼랑진역에서 보통열차를 타면, 10시 전에는 부산에 도착할 거고. 부산에서 사쓰마 마
돌아보자 저녁 어둠에 하얀 셔츠와 사냥 모자가 떠올랐다. 나한테 무슨 볼 일이 있나? 역시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
어젯밤에도 그 남자는, 에이코는 만날 멍하고 있네, 머리 나사가 하나 풀어진 것 아이가, 라고 말했다. 나는 멍하고
큐큐 파파 큐큐 파파 저녁 노을에 물든 하늘 아래를 달리다가 왠지 문득 큐큐 파파 어머니가 숨을 거두기 직전
신고산이 우루루 화물차 가는 소리에 금붙이 쇠붙이 밥그릇마저 모조리 긁어 갔고요 어랑어랑 어허야 이름 석 자
“그라믄 이게 마지막인지도 모르겠네” “…어어” “부탁이 하나 있다 내가 태어났을 때 형이 내 이름을 여러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