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혜가 눈을 뜨자 어머니 완선이 인혜의 몸을 덮을 듯이 앉아 있었다. “아가씨는?” 인혜는 차분한 자기 목
정신을 차리고 보니 모여든 사람들 뒤에 있었다. 사람들 머리 사이로 면서기 최씨와 쌀가게 김씨가 강물에 들어가는
언니 인혜는 손바닥으로 젖가슴을 덮었다. 두근두근, 심장이 방망이질 친다. 손바닥을 목까지 끌어올려도, 두근! 두
아까보다 심한 아픔이 밀려와 인혜는 선 채로 몸을 뒤틀며 큐우, 파아, 큐우, 파아, 하고 숨을 들이쉬고 내쉬었다.
1930년 3월, 인혜의 친정집에서 혼례를 올린 우철은 첫날밤을 지내고 신랑 다루기를 무사히 치러낸다. 10월, 산달
희향은 온몸을 경련하며 몸부림치고, 자기 손목을 꽉 잡고 있는 우철의 팔을 잡아 왼쪽 가슴을 눌렀다. “아이구,
벼랑 바깥쪽까지 몸을 쭉 내민 호두나무의 늘어진 가지가 채찍처럼 흐느적거렸다. 우철은 호두나무 가지를 잡고 용
우철은 우산을 쑥 내밀고 몸을 앞으로 구부리고 강가 길을 걸어갔다. 강물은 구렁이처럼 몸을 뒤틀며 제방으로 밀려오고
날이 밝기 전에 낙숫물 소리를 들었다. “비가 오는갑다…” “그렇네예…” “안 잤더나…몸에 안 좋다”
한 계단 오를 때마다 어둠은 짙어지고, 바람도 없는데 공기에 떠밀리고 있는 듯한 저항을 느꼈다. 돌계단을 다 올라가
“누나, 돌아오나?” 우근이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처럼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돌아오고말고” 인혜
“가자, 형수하고 같이 밥 묵자.” 인혜는 두 손을 내밀었지만 우근은 엄마의 손을 꼭 잡은 채 놓으려 하지 않았
유미리 연재 소설 8월의 저편 202 몽달귀신 4 수건으로 얼굴에 돋은 땀을 닦고 눈을 뜨자 풍로에서 연기가 나
사립문 소리가 들린다. 아버지가 들어왔나 보다. 자, 서둘러야겠다. 인혜는 호박을 주걱으로 짓이기고, 찹쌀가루를 솔솔
이제 조금 있으면 소원이 고모가 학교에서 돌아올 거다, 다녀왔습니다 하고 말이다. 그럼 엄마도 같이 어서 오니라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