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움직였다. 떫은맛을 뺀 도토리를 절구에 찧고 있던 인혜는 절굿공이를 내려놓고 커다란 배를 안았다. 아이고,
색시의 아버지를 태운 가마가 지나가고, 색시의 오빠가 성큼성큼 걸어가고, 항아님을 맡은 색시의 네 언니들이 바
꽃을 사시오 꽃을 사 꽃을 사시오 꽃을 사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에 꽃이로구나 봉울봉울 맺은 꽃 숭
노인은 거뭇거뭇 쭈글쭈글한 입술을 앞으로 쑥 내밀고, 훗훗 하고 숨을 내쉬었다. 웃었나 보다고 생각하는 순간,
“첫닭이 울기 전에는 벌써 일어나서 세수하고 머리 올리고 그러고 있어야 한다. 알았제” “알겠다” “너는 막
인혜는 철이 들었을 적부터 같이 공이 놀이며 콩주머니 놀이를 하면서 논 두 살 위 언니의 손길을 느끼면서 감미로운 애
우철은 숟가락을 입으로 옮기면서 우홍을 생각했다. 나는 열일곱 살에 아내를 맞았다. 우홍은 독신으로 스무 살이 되
“이사했나예?” “어어, 그렇다” “멀리로?” “경성이다” 우철은 처음으로 아내에게 거짓말을 했다. 우홍
“누가 나왔는데예?” “좀 기다려 봐라, 생각이 날 것도 같다…산 속에서 달리고 있었는데…어느 산일까…낙엽
그날들은 지나갔다. 날들이 아니라, 우리가 지나온 것이다. 둘이서 손을 맞잡고. 아니, 이제 둘이 아니다. 인혜의 태
…푸우…파아…푸우…깨어 있는 것도 자고 있는 것도 아니다…나룻배 속에 누워…푸우…파아…피로와 온기와 구
“손이 참 크네예.” “인혜 손이 작은 거지.” “아입니다, 당신 손이 큰 거지예. 보이소, 내 손이 둘이나 쏙 들어
우철은 약혼녀 인혜와 사랑을 나눈다. 아버지 용하의 첩 미령은 사내아이의 탄생을 기원하였으나 여자아이가
마당 전체가 지는 해에 여과된 빛에 술에 취한 듯한 색채를 띠고 있다. 신랑을 따라온 손님들과 기럭 아비는 해가 저
홀재비가 퇴장하고 신랑 신부가 머쓱하게 시선을 나누자 두 사람의 친구들이 색종이를 뿌려대며 신명을 돋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