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수세수(관水洗手)” 신랑은 장갑을 벗고 손가락 끝을 물에 담갔다가 밑에 깔려 있는 한지에 물을 뿌리고, 신
소나기에 흠씬 젖어버린 듯 신부 의상이 무겁게 들러붙어 있다. 땀? 이건 땀의 소린가? 땀의 소리라니 처음 듣는다. 인
신부의 어머니와 네 명의 언니들과 여자 친척들은 각기 일을 나누어 친영(親迎) 준비를 하고 있다. 마당의 정남향에
인희는 집게손가락 끝에 연지를 듬뿍 찍어 동생의 두 볼에 원을 그리고 얼룩지지 않게 꼼꼼하게 발랐다. “태몽은
인희는 뒤에서 동생을 껴안는 자세로 파란 치마의 끈을 인혜의 가슴 위에 묶어 주었다. “안 조이나?” “괜
이겼다! 파아파아파아파아, 두근! 두근! 두근! 1500미터와 5000미터에서 우승! 드디어 경성에 올라갈 수 있게 됐다!
제자리걸음도 뛰어보고 허벅지도 들어 올려보고, 별 문제 없는 것 같아 우철은 그대로 관람석 바깥쪽을 뛰었다. 큐
이기고 싶다. 그러나 이기기 위해서 달리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 쪽이 강하다. 나는 패배에서
부산 공설 운동장의 그늘진 곳은 서릿발에 흙이 들려 있고, 양지바른 곳은 눈이 녹아 질퍽거린다. 학교나 회사 등 소
누가 내 뒤에 서 있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목도 움직일 수 없다. 가위에 눌렸다고 생각한 순간, 그 팔이 여자를
휭-휭, 볼이 따끔따끔하고 눈물이 말라 있다. 아마도 잠시 잠이 든 모양이다. 산신상의 촛불은 다 탔는데 방 전체가 어
여자는 이불 속에서 누군가의 손을 찾듯 손가락을 움직였다. 우리는 손을 잡고 알몸으로 누워 있었다. 안 올 거지예.
우홍은 달빛 속에서 사고를 한 점에 모으고 있는 듯 했다. “7시에 희망 탈 거다” “어디 가는데?” “상해”
하나 둘! 하나 둘! 본격적으로! 하나 둘! 하나 둘! 위로! 앞으로! 하아하아하아하아 토하는 숨이 하얘지고 콧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