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향은 늘 한 사발 밖에 넣지 않는 쌀을 하나 둘 세 사발 퍼서 질그릇에 담아 우물물이 담겨 있는 항아리에서 바가
밤하늘이 뚜껑처럼 거리를 덮고 강과 산과 집을 어둠에 가두었을 때, 툇마루에서 기다림에 지쳐 있던 여자는 사립문
우근은 자면서 기지개를 펴고 손발을 파닥거리며 눈을 떴다. 희향은 무릎을 꿇고 왼손을 목 아래에 집어넣어 손가락
분노가 마음속에서 꿈틀거려 눈을 떴다. 분노는 늘 첫닭보다 빨리 눈을 뜨고 나를 흔들어 깨운다. 희향은 분노로 굳은
여자는 보자기 꾸러미를 풀고 제기를 꺼내 샘물이 솟고 있는 바위 위에 늘어놓고, 쌀밥, 대추, 시루떡, 북어를 담았
여자는 치맛자락을 끌어올려 양끝을 묶고 산길로 접어들었다. 달빛을 가로막고, 어둠에 그림자를 드리우며 어둠을
나는 그 사람이 없을 때에도 그 사람의 눈을 보고 그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그 사람의 냄새를 맡고 그 사람을 느낀다.
삼나무 집에서 하얀 사람 그림자가 나오는 것이 보인다. 새벽 세 시, 첫닭은 아직 날개 속에 머리를 박고 자고 있고
이렇게 가까운 데서! 가증스러운 나머지 시계가 뒤틀리고 삼나무 가지가 일렁이는 것처럼 보였을 정도였다. 희향은
“정말로 고맙습니다. 젖이 잘 나오게 해주셔서” 복이는 웃음에 숨이 막혀 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우근, 우근아
“아주 건강한 도련님이로군요. 어머나, 눈을 떴네” 일본인 산파는 주름 투성이 얼굴에 더욱 깊은 주름을 지으며 미소
용하가 꼭 닫지 않은 문틈으로 꽃잎이 하나 날아들어, 빙빙 돌면서 희향의 발치에 떨어졌다. 희향은 유리문에 희미하
“좀 나갔다 와야겠다. 한 시간 쯤이면 돌아올 거다” “그래예…다녀오이소” 용하는 빛이 넘치는 거리고 나갔
눈앞이 뿌옇고 크고 작은 동그란 빛이 무수히 떠올라 서로 겹쳐졌다. 희향은 눈물이 입술로 들어가 짜게 느껴지도록
복이와 부선은 얼굴을 마주보았다. “장수, 성취, 재운…” “…좋은 색시 얻어 달라고도 빌었고…그럼,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