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의 정원, 하루키의 숲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정원과 숲이 건네는 위로가 고맙습니다. 그곳에 깃든 계절의 감각과 인생을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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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혼란하다. 정원은 소음 속 고요라고 했던가. 전남 담양군 소쇄원 입구의 대숲을 지나는데 청량한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난데없는 활극이 국민에게 안겨준 충격은 컸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별서정원인 소쇄원에 들어섰다고 해서 불안감이 일순간 사라지지는 않았다. “황지해 작가와 소쇄원…
세상이 혼란하다. 정원은 소음 속 고요라고 했던가. 전남 담양군 소쇄원 입구의 대숲을 지나는데 청량한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난데없는 활극이 국민에게 안겨준 충격은 컸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별서정원인 소쇄원에 들어섰다고 해서 불안감이 일순간 사라지지는 않았다.“황지해 작가와 소쇄원을…
낮은 돌담 앞에 정원을 소개하는 작은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2023 굿디자인 코리아 은상, 2024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본상, 호텔 조경부문으로는 국내 최초로 미국 IDEA 디자인 어워드 2024 본상…. 제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팽나무와 맑은 향기의 치자나무, 그리고 돌담이 …
11월의 제주는 제3의 시공간 같았다. 섭씨 20도인 낮에는 양떼구름이 파란 하늘을 초원 가로지르듯 이동했다. 은목서와 꽃댕강나무는 어찌나 향기가 맑은지 무심코 지나친 발길을 되돌리게 했다. 보라색 쑥부쟁이가 흐드러진 낮은 돌담 너머로는 귤나무 군락이 이어졌다. 밤이 내려앉자 오래된 …
11월의 제주는 제3의 시공간 같았다. 섭씨 20도인 낮에는 양떼구름이 파란 하늘을 초원 가로지르듯 이동했다. 은목서와 꽃댕강나무는 어찌나 향기가 맑은지 무심코 지나친 발길을 되돌리게 했다. 보라색 쑥부쟁이가 흐드러진 낮은 돌담 너머로는 귤나무 군락이 이어졌다. 밤이 내려앉자 오래된 …
“최근 언론에 보도된 명태균 사진을 보니 딱 저희 ‘생각하는 정원’의 영빈관이더라고요. 저희 정원에는 각종 기업 행사나 가든파티 때에만 개방하는 시크릿가든이 있는데 여기에 영빈관이 있어요. 아버지나 제가 특별한 일행에게만 열어드리는 곳에 어떻게 명태균이 들어왔는지 모르겠어요. 다른 일…
올가을, 가보고 깜짝 놀란 정원이 있어 이 계절이 가기 전에 독자 여러분께 꼭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있는 한독과 제넥신의 정원입니다. 공식 명칭은 ‘한독 퓨처 콤플렉스 & 제넥신 프로젠 바이오 이노베이션 파크’입니다.기업의 정원이지만 누구나 이 정원에 들어설…
여름날 서울 성수동에서 봤던 자작나무 그림자가 내내 마음에 저장돼 있었다. 길가의 작은 정원 속 자작나무들이 우란문화재단 건물의 흰 벽면을 배경으로 산들산들 흔들리며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이곳은 도심의 쾌적한 환경을 위해 건축물 대지 일부를 공공에 개방한 공개공지였다. 시민들이 …
“아침밥의 로망을 나흘간 채워줬던 이꼬이(ikkoi), 또 올게요. 나영.” 방송인 김나영이 제주 ‘이꼬이앤스테이’ 방명록에 남긴 글이다. 제주 이꼬이앤스테이는 서울 용산에서 일본 가정식 식당 ‘이꼬이’를 운영했던 정지원 대표가 2014년 문을 열었다. 이꼬이는 동네 시장에 있던 작은…
《이상한 날씨의 시대입니다. 지구가 뜨거워져 계절의 리듬이 뒤죽박죽됐으니까요. 그래도 가을은 무르익고 있어요. 서울에서 가까운 정원들에서 가을을 보았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쑥부쟁이와 곱게 물든 복자기 단풍도 좋았지만 정원에서 길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은 건 더 좋았습니다. 가을…
이상한 날씨의 시대입니다. 지구가 뜨거워져 계절의 리듬이 뒤죽박죽됐으니까요. 그래도 가을은 무르익고 있어요. 서울에서 가까운 정원들에서 가을을 보았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쑥부쟁이와 곱게 물든 복자기 단풍도 좋았지만, 정원에서 길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은 건 더 좋았습니다. 가을…
경기도가 2010년 국내 처음으로 정원박람회를 시작하면서 ‘정원문화’ 박람회를 표방한 건 놀랍도록 선구적인 일이다.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 다산중앙공원 일대에서 3일 시작해 6일까지 진행되는 경기정원문화박람회에서 바로 그 정원문화가 피어나는 것을 보았다. 2010년 시흥시에서 시작된 이…
여기에서 폴짝, 저기에서 폴짝. 태어나서 지금껏 본 것보다 많은 수의 개구리를 단 하루 만에 본 것 같다. 부채로 부지런히 내몰아 보려 했던 한낮 모기의 기세도 대단했다. 오죽하면 명아주 앞에 ‘모기 물린 데에 잎을 짓이겨 즙을 내 바르세요’라는 팻말까지 있을까. 곤충을 위한 유토피아…
여기에서 폴짝, 저기에서 폴짝. 태어나서 지금껏 본 것보다 많은 수의 개구리를 단 하루 만에 본 것 같다. 부채로 부지런히 내몰아 보려 했던 한낮 모기의 기세도 대단했다. 오죽하면 명아주 앞에 ‘모기 물린 데에 잎을 짓이겨 즙을 내 바르세요’라는 팻말까지 있을까. 곤충을 위한 유토피아…
수백 년 된 아름드리 느티나무 둥치가 거적을 덮어쓴 채 마당에 있었다. 이 목재는 장차 어떤 가구가 될까. 어떤 무늬를 품고 있을까. 경기 용인시 공방에서 만난 조화신 국가무형유산 소목장(小木匠) 전승교육사(62)는 말했다. “켜보지 않으면 나무 속을 알 수 없습니다. 오랜 경험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