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 뉴욕은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두고 분위기가 한껏 들떠 있다. 지난해 월가에 불어닥친 경제위기의 여파로 실업률이 최고로 치솟는 등 어느 해보다 침울한 한 해였다. 내가 사는 동네 큰길에도 지난봄 문 닫은 가게들은 아직도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여전히 비어있다. 하지만 가게 앞길…
우리는 길을 가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사람들을 남자-여자, 어린이-청소년-성인-노인, 장애인-비장애인, 한국인-외국인 등의 범주로 분류한다. 가능한 한 최소한의 정보만으로 우리가 만들어 놓은 범주 안에 사람들을 나누어 놓은 채, 단순화된 특성만을 가…
뉴욕에서 음악을 공부하는 친구가 직접 겪은 일이다. 교수님이 음악을 한 곡 틀어놓고 ‘이퀄라이저’라는 기계로 고음대와 저음대의 소리를 조절하면서 무엇이 다른지, 어떤 소리가 더 좋은지 학생들과 토론을 하고 있었다. 다른 학생들은 ‘이전 소리가 낫다’ ‘아니다’ 하며 열띤 토론을 하고 …
상담의 법칙 중 하나는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냥 거기 있어주기’(Being there and saying nothing)다. 듣기만 하는 것이 무슨 상담이 될까 싶었지만 실제로 경험해 보니 그 힘이 놀라웠다. 보스턴대 재활상담 석사과정은 학교 수업 외에도 상담기관에서 일주일에 24…
7월 방학을 맞아 잠시 귀국했던 이지선 씨(31·컬럼비아대 사회복지학과 석사과정)는 난생 처음 마라톤 풀코스를 뛸 결심을 했다. 공부를 위해 거주하고 있는 미국 뉴욕시에서 열리는 뉴욕마라톤에 고국의 장애인들이 참가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용기를 냈다. 이 행사를 통해 재활병원 건립 기금…
2006년 봄. 미국 유학 첫해가 끝나가던 어느 휴일이었다. 늦잠을 자고 짐을 챙겨 도서관으로 가려는데 어디선가 환호와 응원 소리가 들렸다. 알고 보니 집 뒷길로 보스턴마라톤의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었던 것. 마지막 지점을 앞둔 마라토너들의 거친 숨소리와 40km 가까이 쉬지 않고 달려…
지난해 4월 11일, 장애인계의 오랜 노력 끝에 장애인차별금지법(장차법)이 제정됐다. 장차법은 고용, 교육, 교통시설,
내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한국과 미국에서의 장애인의 삶’이 어떻게 다른지에 관한 것이다. 그 다름은
엄마. 내게 엄마는 언제나 강했다. 숯덩이처럼 타버린 내 모습을 보면서도, 7개월 동안 피부 대신 붕대를 감고 있는
이번 여름에만 다섯 번 수술대 위에 올랐다. 9년 전 교통사고 후 받은 수술 횟수가 스무 번을 넘은 뒤로는 헤아리
비교로 얻은 행복, 비교로 깨진다 TV에서 어려운 이웃의 모습이 감정을 자극하는 배경음악과 함께 나올 때 대부분
‘비정상’과 ‘다름’ 사이 “이제 많이 정상으로 되셨네요.” 몇 년 전 별로 친하지 않은 지인이 건넨 인
《2000년 대학교 4학년 때 교통사고로 전신에 큰 화상을 입은 이지선 씨(30). 힘겨운 치료과정을 거치면서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