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내내 비가 내리더니 점차 일조량이 예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장마 때 황토색이었던 강물도 제 모습을 찾아간다. 요즘 강물은 사람 몸에 얼마나 좋을까. 옛날 사람들은 “비가 갠 뒤 우물물을 쓰지 말라”고 했다. 비가 온 뒤 장을 담거나 음식을 했을 때 결과가 좋지 않다는 것을 경…
여름의 끝 무렵이면 약초를 채집하는 사람이 부쩍 늘어난다. 늦더위가 물러가고 초가을 바람이 불 때의 약초가 몸에 좋다는 소문을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집한 약초를 복용했다가 탈이 나는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며칠 전 지인이 간에 좋다는 인진쑥을 달여 먹고는 간 독성수치가 급격히 …
얼마 전 열두 살 상민이는 집중력 장애 상담을 받으러 한의원을 찾았다. 어릴 때부터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했다고 했다. 공부할 때도 몸을 계속 움직이며 산만한 행동을 보인다는 것이다. 진료 중에도 진료실 안을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만지는 등 잠시도 진료에 집중하지 못했다. 방학이 되면…
나이가 들면 귀가 울리고 잘 들리지 않기 마련이다. 이명(耳鳴) 또는 이농(耳聾)이라고 하는데 외상 약물중독 감염 고열 신경성 등 원인이 다양하다. 군복무 중 사격소음으로 청신경이 손상된 일부 불행한 사례를 빼면 원인 질환을 치료하고 음양(陰陽) 불균형을 조정함으로써 회복할 수 있다…
최근 서울 근교 숲에서 캠핑할 때 일이다. 옆 텐트에 혼자 오신 분이 말린 질경이로 차를 끓여 마시고 있었다. 그는 “만성 간염으로 고생하다 질경이를 먹으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즙과 차를 마시면서 건강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질경이의 효능을 믿고 꾸준히 복용한 결과다. 질경이는 …
얼마 전 한 도시에서 백일이 갓 지난 아기의 피부질환을 무면허 사이비 의료업자가 고치려다가 아기가 숨진 사건이 일어났다. 그 업자는 아기의 질환을 임의로 아토피 피부염이라 진단하고 습부항을 무리하게 6회에 걸쳐 실시하다가 마지막 시술에서 쇼크가 일어나 아기를 응급실로 옮겼으나 살려내지…
한의원을 운영하다 보면 가끔 난처한 부탁을 하는 단골 환자들이 있다. 며칠 전 한 여성이 “남편과 함께 한약을 지으러 가겠다”며 전화를 걸었다. 남편이 거의 매일 술을 마시니 한약 먹는 동안 절대 술을 마시지 말라고 남편에게 말해 달라는 것이었다. “한두 잔 정도는 괜찮다”고 대답하…
셰익스피어가 “세월은 머리털을 가져가는 대신 지혜를 준다”고 위로했지만, 정작 머리를 감은 뒤 한 움큼씩 빠진 머리카락을 움켜쥔 채 거울 앞에 서는 심경은 심각하기만 하다. 한의학 고전 ‘황제내경(黃帝內經)’에서는 자연스러운 노화의 과정으로 여자는 35세, 남자 40세가 되면 머리카락…
뽕나무 열매인 오디가 익어가는 계절이다. 시골 출신의 중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뽕나무 그늘 아래서 오디를 따먹고 난 후 입술이 까맣게 되었던 추억이 있을 것이다. 오디는 6월에서 7월 사이에 검붉은 색으로 익는데 항산화 항염증 항고지혈증 등의 생리활성물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일반…
‘모든 약은 독’이라는 말이 있다. 독이 들어 있는 만큼 다룰 때 조심하지 않으면 오히려 몸을 해칠 수 있는 것이 약이다. 요즘 한창 논란이 붙은 의약품 재분류도 사실 얼마만큼 조심스럽게 다뤄야 일반 국민이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느냐는 얘기와 맞닿아 있다. 한의학에서 약을 이용할 때는…
망종(6월 6일)이 지났으니 바야흐로 초여름에 접어들었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몸도 반응하므로 한의학에서는 절기의 변화를 진단 기준의 한 가지로 삼았다. 이맘때 자주 걸리는 병이 주하병(注夏病)이다. 동의보감은 서문(暑門)에서 ‘늦은 봄부터 초여름이 되면 머리가 아프고 다리가 약해지며…
요즘 치매가 의심된다며 부모님을 모시고 병원을 찾아오는 경우가 제법 흔하다. 그런데 사실은 환자 일부는 치매가 아닌 ‘파킨슨병’이라는 병마와 싸우고 있다. 파킨슨병은 전설 속의 복서 ‘무함마드 알리’도 앓고 있다. 행동이 느리고 둔하며 머리, 손, 발 등 신체의 일부를 떨기도 한다. …
요즘 감기 뒤끝에 기침이 떨어지지 않아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이들은 특히 낮보다는 저녁 잠잘 무렵과 새벽에 잠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컹컹거리는 기침을 호소한다. 이런 기침을 한의학에서는 ‘식적수(食積嗽)’라 진단한다. 기침의 원인을 폐의 문제로 보기보다는 위장의 문제로 본 것이…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계절도 좋고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행사와 함께 5월의 신부가 되고픈 예비 신부들 덕인지 결혼식도 무척 많아 주말마다 외식에 과식을 반복하게 된다. 이때 소화불량과 더부룩함 등의 증상이 생긴다. 한의학에서 소화불량 대처 요령을 알아볼 때 비주사말(脾主四…
며칠 전 60대 환자 한 명이 유리병에 든 약초를 들고 한의원에 왔다. “산삼보다도 귀한 봉황삼이라고 선전해 샀는데 정말 먹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판매자는 ‘100년 된 천종봉황삼(산삼의 경우 100년 이상이면 ‘천종’이라는 명칭이 붙는다)으로 아주 귀한 약재’라고 소개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