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상담을 하면서 “비만이시네요”라고 말하면 멋쩍게 웃는 어른들을 흔히 본다. 비만을 질병이라기보다 외모와 관련된 문제로만 여기는 듯한 반응이다. 어른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아이들도 바꾸기 어렵다. 소아비만과 관련된 각종 질병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심각하긴 한데…
건강 증진을 연구하는 의사는 누구보다 운동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 하지만 지식과 실천은 항상 일치하지 않게 마련. 운동을 통해 건강을 지키려는 사람들에게 조언하는 처지지만 정작 의사 본인은 평소 운동에 열중하지 못하거나 운동을 체계적으로 하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마라톤에…
50대 주부들은 ‘빈 둥지 증후군’에 걸리기 쉽다. 중년 여성은 모두가 떠난 빈 둥지를 혼자 지키고 있는 어미 새의 처지처럼 상실과 좌절을 맛볼 수 있다. 안정적인 지위를 가지게 된 남편과 독립한 자식 사이에서 중년 여성이 느끼는 심리적 고충은 상상외로 크다. 여기에다 이 즈음에 찾아…
얼마 전 발에 당뇨합병증이 발생한 70대 김모 할아버지가 진료실을 찾아왔다. 왼발은 관리가 잘 안돼 발가락 부분의 피부 괴사와 궤양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안타깝지만 수술을 통해 발가락 하나와 피부 일부를 제거해야 했다. 당뇨환자는 다리 동맥이 좁아져 혈액 순환이 잘 안돼 신경까지 손상…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는 이젠 꽤 알려진 병이다. 진료실에도 장애 여부를 확인하러 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그런데 이 병이 알려진 것만큼 오해도 적지 않다. 얼마 전 진료실에 초등학교 3학년 여학생이 엄마와 함께 들어왔다. 엄마는 “딸이 집중과 정리 정돈을 못하고 잘 …
암 환자만 진료하는 종양학과 의사이지만 내 임무가 암 치료에만 한정돼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실 암 환자나 가족은 암 치료 외에도 궁금한 점이 많다. 그중에서도 음식에 대해 자주 묻는다. 피해야 하는 음식은 없는지, 건강보조 식품은 도움이 되는지, …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연간 4000만 명에 이르는 국립공원 방문객을 위해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는 산행정보 서비스를 다음 달부터 시작한다고 25일 밝혔다. 산행정보 애플리케이션(앱)은 공원 소개와 코스 찾기, 조난신고, 날씨정보 등 국립공원 내에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사전…
의사를 상징하는 물건으로는 흰 가운, 청진기 그리고 진찰실 책상 위의 혈압계를 들 수 있다. 위급 상황에서 혈압계는 사람이 살아있음을 나타내는 중요한 의료장비다. 이 때문에 응급실에 환자가 오면 가장 먼저 심장 박동과 혈압 수치를 파악한다. 혈압계 중에서도 환자의 팔뚝에 밴드를 …
건강검진 선택사항 중의 하나인 수면내시경엔 ‘불편한 진실’이 담겨 있다. 환자들은 ‘수면내시경은 잠든 상태에서 받는 검사입니까’라고 자주 묻는데 의료진은 ‘아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수면내시경은 내시경을 목구멍이나 항문에 삽입할 때 환자의 고통과 두려움, 검사 때의 불쾌한 기억을 없…
의사도 가끔 TV 개그 프로그램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의 줄임말)처럼 말해주고 싶은 때가 있다. 건강한 얼굴임에도 성형 수술을 받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다. 아닌 게 아니라 성형 분야에서 경계가 애매해지고 있다. 특히 손상된 부위를 복원하는 재건성형과 예뻐…
산부인과에서 일하다 보면 자궁 속에 작은 생명을 품고 오는 예비 엄마들의 평안한 모습과 자궁경부암이나 난소암 등으로 인해 근심어린 얼굴이 진료실 창에 교차한다. 얼마 전 26세의 미혼 여성 환자가 어머니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 생리 외 원인을 알 수 없는 불규칙적 출혈이 계속돼 병원을…
무더위가 지나가고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 때면 학교나 회사의 운동회, 야유회 등에서 부상을 입고 진료실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다. 최근 만난 40대 초반의 남성은 왼쪽 다리의 통증과 무력감을 호소했다. 발뒤꿈치 부위가 움푹 파였고 혈종이 보였다. X선 검사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