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너 명만 모여도 20년 전 생활 모습을 세세하게 묘사한 드라마가 종종 화제가 된다. 거리로 나서면 1980년대 유행가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복고 열풍’이 더 확산되는 듯한 분위기다. 노인정신건강을 전문으로 하는 정신과 의사로서 추억을 짚어 보는 이런 복…
30대 초반의 기혼 여성 A 씨는 얼마 전 자궁 수술을 받았다. 생애 첫 수술이라 했다. 수술 뒤 흉터가 남을 수도 있어 필자는 “흉터를 감수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A 씨는 수술만 잘된다면 흉터는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필자는 난소의 자궁내막종을 비롯해 복강 내 자궁…
전립샘암 전문의인 나의 환자 중에는 10년 전 전이성 전립샘암을 진단받은 A 씨가 있다. 그동안 남성호르몬 차단 요법을 받아왔지만 이제는 내성으로 이 요법이 듣지 않는다. 남은 수단인 항암요법은 부작용이 심하고 치료 효과도 없어 현재는 그저 통증을 완화시키는 정도의 치료를 받으며 희망…
어려 보이는 얼굴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기능성 화장품이 쏟아지고 병원들은 앞 다퉈 새로운 시술법을 개발한다. 하지만 어려보이는 외모를 가진다고 해서 몸까지 나이보다 젊어지는지는 의문이다. 자신의 건강 상태를 말해주는 혈관의 나이를 알기나 할까. 40대 초반의 남성이…
평소 술 담배 안 하고 꾸준한 헬스로 건강관리를 잘해 모든 일에 자신 있던 M 사장(68). 건강검진을 받아 보니 전립샘이 2배 이상 커져 있고 전립샘 특이항원(PSA) 수치가 6.4로 나타났다. 소변을 자주 보고 줄기가 좀 약한 것 외에는 별다른 증세가 없었지만 재검에서도 비슷한 결…
오랜 시간을 함께한 부부는 서로 닮는다는 말이 있다. 생활습관이 비슷하다 보니 그럴 텐데 질병도 예외가 아니다. 어느 한쪽이 아프면 시기를 달리할 뿐 같은 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 A 씨 부부가 그랬다. 얼마 전 대장암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인 남편을 간호하던 부인이 하루는 진료실을…
풋풋하고 순진했던 학창 시절. ‘이마에 난 여드름은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속설이 있었다. 이마에 솟은 붉은 염증을 훈장처럼 자랑스러워하며 가슴 설레 본 경험. 누구나 한 번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얼마 전 갓 스무 살을 넘긴 여성이 진료실 문을 두드렸다. 고등학생 때는 …
대장암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암이다. 경제 성장으로 육식, 패스트푸드 위주의 기름지고 열량 높은 음식을 즐기면서 나타난 결과다. 대장암의 조기 발견과 예방에 힘을 쓰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한대장항문학회가 건강한 대장을 상징하는 골드리본 캠페인을 6년째 진행…
얼마 전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이 왼쪽 눈의 시력이 떨어지고 충혈과 통증이 와서 진료실을 찾았다. 현미경 검사를 했더니 감염성 각막염이 의심됐다. 각막 조직을 떼어내 균 배양검사를 하고 바로 점안 항생제 치료를 시작했다. 균 배양검사 결과 녹농균이 원인균으로 밝혀졌다. 환자는 항생제 치…
얼마 전 중년의 직장 여성이 진료실에 왔다. 유독 왼쪽 얼굴과 팔이 오른쪽보다 탄력이 떨어지고 주름이 많았으며 검버섯이라 불리는 지루각화증도 다수 보였다. 그는 이 때문에 비슷한 연령대의 친구들보다 늙어 보인다고 했다. 이 환자는 20대부터 매일 아침, 저녁으로 운전하면서 출퇴근했…
한 TV 광고에서 에디슨은 ‘잠은 인생의 사치’라고 표현하며 하루 4시간만 자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에디슨의 말과는 달리 인간에게 잠은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검소한 조건이다. 에디슨이 말한 4시간도 깊은 숙면을 취하는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잠자는 시간의 길…
30대 중반의 부부가 상담을 하러 찾아왔다. 결혼 4년 차인 이 부부는 임신이 되지 않아 고민이라고 했다. 결혼 2년 차가 되던 해부터 아이를 갖기 위해 배란일도 계산하고 좋다는 음식도 챙겨 먹었다. 민간요법까지 써가며 많은 노력을 했지만 임신에는 실패했다고 한다. 이 부부는 혹시 자…
얼마 전 다섯 살 된 아들이 키가 잘 안 자란다며 한 어머니가 찾아왔다. 키를 크게 한다는 칼슘제, 뇌에 좋다는 영양제, 눈에 좋다는 비타민제, 장에 좋다는 유산균제 등 모두 네 가지를 매일 아들에게 먹이고 있었다. 이처럼 성장클리닉을 찾는 상당수의 부모는 자녀들에게 건강식품이나 비타…
얼마 전 대동맥판막 협착증을 앓고 있는 82세 할아버지가 병원을 찾았다. 평소 등산이 취미인 할아버지였지만 질환이 서서히 악화되면서 숨이 차 등산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조차 힘들어졌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수술을 받기에는 체력이 너무 약한 상황이었다. 과거에는 이런 때 약물요법 외에는 …
며칠 전 한 20대 후반 여성이 양쪽 손목이 아프다며 병원을 찾아왔다. 어렵게 회사에 취직해 6개월 동안 열심히 일한 ‘영광의 상처’라고 설명했다. 이 열혈 여성의 주 업무는 장시간 앉아서 컴퓨터로 작업하는 사무직이었다. 자판뿐만 아니라 마우스를 손에 달고 살다시피 해야 했다. 6개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