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가 시작됐다. 아이와 부모 모두 마음이 설레고 바빠지는 시기다. 부모는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공부를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다. 아이에게 도움을 주려는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게 의외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다섯 살 난 동이가 진료실로 들…
투병 중인 암 환자에게 암의 전이(轉移)나 재발 사실을 알리는 일이 진료실에서 가장 힘들다. 암이 다른 장기로 퍼졌다는 사실보다 환자나 보호자의 반응이 더 안타까울 때가 많다. 환자가 몸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혹은 보호자가 잘 간호하지 못해 상태가 악화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치료…
“교수님. 혹시 아침 일찍 진료를 해주시면 안 될까요? 얼마 전에 간신히 들어간 직장을 빠지기가 힘들어서요.” 최근 포도막염으로 진료실을 방문한 젊은이가 이렇게 말했다. 포도막염은 몸이 약해졌을 때 눈 속에 생기는 염증이다. 그는 “오전 8시에 진료를 받으면 출근하는 데 지장이 없을 …
지난해 여름, 한 젊은 여자 회사원 송모 씨(27)가 근심 가득한 얼굴로 필자를 찾아왔다. 1년여 전부터 생리 때만 되면 코와 입으로 피를 토한다고 했다. 달이 거듭될수록 피의 양도 증가하자 폐결핵 또는 폐암에 걸렸다고 생각해 병원을 찾은 것이다. 환자를 진정시킨 뒤 흉부 X선 및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