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서교동 골목길.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적한 주택가였던 이곳엔 홍익대와 가깝다는 이유로 카페와 음식점이 점점 늘고 있다. 이 골목에 들어서면 마당에 잔디가 깔린 조용한 집 한 채가 눈에 띈다. 단독주택처럼 보이는 이곳 입구에는 ‘미소를 만드는 치과’라는 글씨가 곳곳에 적혀…
요즘 완화(호스피스)치료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죽음을 목전에 둔 순간, 힘든 과정을 감수하며 적극적 치료를 받기보다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겠다는 인식이 조금씩 확산되는 추세다. 그래도 죽음을 순순히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완화병동 하면 왠지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가 느껴질 것 같은…
○ 침상 이동 가능한 넓은 공간 5일 오전, 모현센터의원 3층에 위치한 호스피스 병동에 들어서자 따뜻한 햇볕이 들어왔다. 1인실, 2인실, 4인실로 이루어진 병동은 각 방에 테라스가 딸려 있어 바깥 경치가 내다보였다. 병실 밖 복도 중간중간에도 야외 테라스로 이어지는 통로가 보였…
○ 간단한 스케일링에도 전신마취 필요 중증 장애인들을 치료하려면 품이 많이 든다. 의사소통이 안돼 입을 벌리고 있기도 힘든 데다 치료대 위에서도 가만히 있지 못해 붙잡을 사람이 필요하다. 일반인은 의사 한 명만 있어도 가능한 치료에 이들은 서너 명이 필요할 때가 많다. 치아를 …
“환자 정보를 다 꿰뚫고 있는 간호사들이 24시간 돌봐주니 오히려 든든합니다.” 지난달 말 경기 수원시 수원윌스기념병원에서 척추 수술을 받은 김영록 씨(79)에게는 간병인이 따로 없다. 병원 내 포괄간호서비스가 이뤄지는 ‘보호자 없는 병동’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씨는…
인천 서구에 위치한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에는 조금 특별한 공간이 있다. 바로 병원 본관 옆 건물 지하 1층에 꾸며 놓은 760m²(약 230평)의 인공 텃밭이다. ‘마리스 가든’이라고 불리는 이곳에선 일반 텃밭의 주성분인 흙을 찾아볼 수 없다. 물과 수용성 영양분으로 만든 배양액으…
노인들에게 재활은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한 험난한 여정이다. 갑작스럽게 발생한 뇌졸중, 뇌출혈 등으로 사지에 마비가 왔을 경우, 6개월 이내에 재활치료를 성공적으로 마쳐야 일상으로 복귀가 가능하다. 이처럼 초기 치료가 중요한 중증환자들을 내 가족처럼 돌보는 병원이 있다. ‘기쁜 인연’…
환자들에게 병원은 반갑지 않은 공간이다. 질병에 대한 두려움, 치료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 등…. 불안한 감정은 쉽게 떨쳐지지 않는다. 극도의 민감한 상태에 처해있는 환자를 위해 병원은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환자가 실제 느끼는 불편함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전 직원이 팔을 걷어붙인 …
《 일하다 다친 산업재해 환자들은 걱정이 많다. 몸을 빨리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시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가 더 크기 때문이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가장이라면 더욱 그렇다. 2012년 산재 환자는 9만2000여 명. 이 중 80%가 가장이었다. 이런 산재 환자에게 대…
《 처음 시작할 땐 도박이라고 생각했다. ‘병원 용지 5만여 평 가운데 1만 평이나 숲으로 만들어도 괜찮은 걸까? 광주에서 자동차로 30분가량 떨어진 화순에 대학병원을 만들면 누가 찾아오기는할까?’ 하고 말이다. 조용범 화순전남대병원장은 당시를 생각하며 “걱정은 기우였다”고 말했다. …
흔히 소아과 의원 하면 우는 아기와 달래는 부모, 줄지어 기다리는 아이들을 떠올린다. 그러나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GF소아과를 처음 방문한 사람이라면 적잖이 당황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소아과가 위치한 건물 3층에 도착하면 두 갈래 길이 나오기 때문이다. 표지판에는 왼쪽…
“가지다(火事だ·불이야).” 12일 오후 일본 후쿠오카(福岡) 현 미야와카(宮若) 시 아리요시 병원 B동 2층. “따르릉”거리는 화재 경보가 요란스럽게 울리자마자 병원 직원 2명이 소화기를 들고 방화 지점으로 돌진해 소화기를 당겼다. 복도 중앙의 약 1m 직경의 연기 배출구가 공중…
12일 오후 1시 충남 천안시 천안약선한의원. 오후 진료를 준비할 최호성 원장(36)이 갑자기 한의원 문을 닫았다. 한의원 문 앞에 놓인 노란 팻말엔 ‘목요일은 장애인 봉사활동 관계로 1시까지 오전 진료합니다.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최 원장이 한의원 직원 2…
환자 보호자들의 걱정을 덜어주고자 용기 있는 선택을 한 병원들이 있다. 수술 장면을 10여 년간 생중계하고 있는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의 관절치료 웰튼병원과 경기 성남시 분당의 척추관절치료 서울나우병원. ‘치료는 믿음과 신뢰에서 시작된다’고 믿는 이들 병원은 환자는 물론이고 환자 보호자…
“사랑니만 진료하면서 버틸 수 있겠어?” 지난해 9월, 김항진 ‘사랑이 아프니’치과 원장(37)이 사랑니 발치 전문 치과 ‘사랑이 아프니’를 개원하자 선후배 상당수가 우려를 했다. 사랑니 발치는 위험한 수술인데도 의료수가가 낮아 동네 치과에선 꺼리는 치료이다. 사랑니 진료만 하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