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이 들어 보여.” 옆 자리 선배의 말이 비수처럼 날이든 날, 거울을 보니 대학시절 뽀얀 얼굴 대신 40대 중년 얼굴이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수년 전에 비해 피부 톤은 몰라보게 검게 변했고, 처짐과 잡티가 마음을 아프게 했다. 운동을 좋아하지만 햇볕이 쨍쨍한 날에도 선크림…
“억” 짜릿한 통증이 왼쪽 허리에서 느껴졌다. 설마 말로만 듣던 디스크가 생겼나, 노트북과 하루 종일 씨름하는 직업이라 허리 근육이 잠시 놀란 거겠지, 그러다가 지나가겠지, 했다. 통증을 참으며 일주일을 보냈지만 통증은 점점 심해졌다. 특히 허리를 숙이다가 허리를 다시 펼 땐 통증 때…
올해로 정확히 20년이 된다. 1994년 군 복무 시절, 운동장에서 외마디 비명이 울려 퍼졌다. 골대 앞에서 슛을 하는 순간 상대 수비수가 공 대신 내 발목을 걷어찬 것. 순간 오른쪽 발목이 꺾이며 나뒹굴었다. 발목이 뒤로 꺾여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왔다. 당시 대부분의 군인이…
《 기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처럼 100kg가 넘는 초고도 비만은 아니다. 그처럼 스위스제 에멘탈 치즈를 즐겨먹지도 않는다. 그런데 한 달 전부터 아프기 시작했다. 통풍에 걸리면 아프다는 그곳. 엄지발가락이 시작되는 뼈 부근이다. 40, 50대 중년에게 주로 찾아온다는……
직장인들에게 흔한 질병이 된 어깨통증. 대개는 아프긴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마사지 정도로 해결하기 일쑤다. 기자도 마찬가지다. 심할 경우 한 달에 60만∼70만 원까지 안마비로 썼지만 받고 나면 그때뿐. 근본적인 치료가 되지는 않았다. 무거운 가방을 메고 하루 이틀 다니다…
“안녕하세요, 동아일보 최지연 기자입니…콜록 콜록….” 기침은 말이 채 끝나기도 전 기다렸다는 듯이 불쑥 튀어나왔다. 처음 연락하는 취재원과 통화를 막 시작하려던 순간이었다. ‘왜 하필 지금 기침이….’ 눈치 없이 등장하는 기침은 언제나 기자를 곤란하게 했다. 버스나 지하철 등 공…
“어머, 콧물이….” 고교 2학년 때 생애 첫 미팅에서 만난 여학생은 기자가 느닷없이 재채기와 콧물을 쏟아내자 당황했다. 하지만 발작적으로 계속되는 재채기와 콧물을 막을 순 없었다. 당연히 미팅은 망쳤다. 수업시간에도 ‘재채기 좀 그만하라’는 핀잔을 들었다. 기자가 이비인후과에…
《 기자는 동아일보에서 채널A로 옮겨 근무한 지난 2년 동안 550회 정도 생방송을 진행했다. 1회 평균 70분 분량이었다. 기자의 음성은 상대적으로 톤이 낮고, 부드러운 편이다. 방송 초기엔 주위에선 ‘너무 차분해 지루하다’는 말을 들었다. 또 방송뉴스 리포트를 제작하면서 음성을 입…
《 기자는 평소 걷는 걸 좋아한다. 불편한 구두를 신고도 먼 거리를 굳이 걸어서 가곤 한다. 발바닥에 쏠리는 힘이 가해져 통증이 느껴져도 별로 개의치 않았다. 그렇게 무식하게 걸어온 지 10여 년째. 양쪽 두 번째, 세 번째 발가락 부근의 발바닥엔 굳은살이 두꺼워지다 못해 심하게 딱딱…
《 “금연하라고요?” 어느 날 난데없이 날아온 강권. 금연 프로그램이 있으니 체험을 하고 기사를 쓰란다. 물론 성공해야 한다는 조건. 기자는 20여 년 동안 하루 반 갑에서 한 갑 정도 담배를 피웠지만 전혀 금연할 생각이 없는 애연가다. 간단히 말해 금연 의지가 전혀 없다. 하지만 어…
《 “보기 플레이(90타)는 하지요?” 초면이건 구면이건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골프를 소재로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보자는 심사일 터. 하지만 기자에겐 퍽 고통스러운 질문이 아닐 수 없다. 골프 담당이던 2년 전 어깨 너머로 배웠지만 연습과 필드 경험 부족 탓에 아직 …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미국의 경제학자 폴 새뮤얼슨) 뜬금없이 경제학자의 격언이라니. 10년 넘게 단짝처럼 지낸 안경과 결별한 일주일 내내 이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왜였을까? 기자는 5월 27일 서울 영등포구 김안과병원에서 라섹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안경 없는 밝은 날…
‘일주일에 몇 잔의 술을 드십니까?’ 4월 17일 비만클리닉을 시작하기 전날 밤 문진표를 작성하다 위 질문에서 가슴이 턱 막혔다. 취재원, 회사 선후배를 핑계 삼아 마신 술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번 술자리가 생기면 폭탄주 10잔은 기본. 주 3회만 잡아도 한 달에 120잔이…
《 “요즘 아픈 데는 없는데요. 그런데 많이 아파요.” 모순이다. 하지만 거짓말이 아니다. 지난해 봄 기자는 서울 모 대학병원에서 난생처음 건강검진을 받았다. 간 초음파를 해주던 젊은 여성 의료진이 말했다. “어머 간이 참 싱싱하네요”라고. 물론 다른 부분도 이상 무(無). 건강한 신…
근육병, 루게릭병 등은 근육이 서서히 마비돼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희귀난치성 신경근육계질환이다. 이 환자들은 타인에게 의지해 생활해야 하고, 호흡 근육까지 마비되면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생명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에는 이러한 환자를 관리해주는 호흡재활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