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운동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준비운동이 필수다. 하물며 밥을 먹고 소화를 시키는 일에도 준비운동이 필요하다. 위장, 대장 등 소화기에는 팔다리 근육보다 훨씬 섬세한 근육과 신경이 소화를 위해 효소를 분비하고 음식물을 흔들어 삭이는 작용(연동운동)을 한다. 하지만 TV를 보면서 …
계유정난 당시 너무 많은 이의 목숨을 빼앗은 때문일까. 세조와 그의 가족에겐 액운이 끊이지 않았다. 재위 3년째에는 첫째 아들 의경세자가 갑작스러운 우환으로 20세 젊은 나이에 세상을 버렸다. 재위 7년째에는 후일 예종이 되는 해양대군의 첫 번째 부인이자 한명회의 딸인 세자빈 한씨가 …
헬렌 켈러는 “눈이 멀어지면 사물과 멀어지고 귀가 멀면 사람과 멀어진다”고 했다. 사람 사이의 소통에 있어 청력은 가장 중요한 임무를 담당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때문일까. 이명과 난청에 시달렸던 노년의 영조는 신하들과의 소통에 늘 힘들어했다. 심지어 실록에는 ‘고통이 극심하다(…
사약. 임금이 독약을 보내 죄인을 죽일 때 쓰는 약이다. 그래서 그 한자를 ‘死藥’으로 알고 있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임금이 하사(下賜)한 약이란 뜻의 ‘賜藥’이 맞다. 신체를 훼손당하지 않고 죽는 것만으로도 임금의 은혜를 받았다는 의미다. 사약의 주재료는 비상(砒霜)과 부자(附子)…
‘맥(麥)’이라는 한자는 ‘보리’를 뜻한다. 단, 맥 자가 붙는다고 모두 보리는 아니다. 대맥은 보리, 소맥은 밀, 목맥은 메밀을 뜻한다. 보리 베기는 필자가 해 본 농사일 중 가장 힘들었다. 보리까락의 따가움에 땡볕은 그 고통을 배가시켰다. 까락을 털어내기 위해 뛰어든 연못에서는 물…
조선의 최고 권력자는 어머니였다. 실제 광기로 권좌에서 내쫓겼거나 병약했던 임금 중에는 어머니를 일찍 잃고 권력투쟁의 희생양이 된 이들이 적지 않다. 단종, 인종, 연산군, 광해군, 경종 등이 그랬다. 특히 경종은 어린 시절 어머니(장희빈)의 죽음을 직접 목도한 유일한 왕이었다. 작은…
조선 18대 왕인 현종(1641∼1674)은 평생 병을 달고 다닌 약골이었다. 아버지 효종은 죽기 직전까지도 학질로 고생하는 세자의 병문안을 갔다. 현종은 즉위 때(1659년)에도 와병 중이었다. 재위 기간(1659∼1674년) 15년간 승정원일기와 실록에 나온 병증 기록만 3033개…
계절음식을 찾아 먹는 우리네 풍습에는 인체가 가장 필요로 하는 성분을 때맞춰 공급하려는 조상들의 지혜가 담겼다. 음력 2월이면 고향의 어머니는 지난해 봄에 따서 말린 쑥을 가루로 만들어 쑥떡을 준비했다. 겨울철 부족해진 영양소를 우리 몸에 듬뿍 공급하기 위한 약식이었다. 쑥에는 비타민…
“인생에서 제일 기쁠 때는 도소주(屠소酒) 마시는 그때라네.” 다산 정약용의 시집에 나온 한 구절이다. 다산은 유배지 전남 강진 보은 산방에 찾아온 지인의 술을 받아들고 기뻐하며 이처럼 노래했다고 한다. 도소주는 길경(桔梗)이라는 약초가 주재료고 방풍(防風), 육계(肉桂) 등의 약…
우황(牛黃)과 구보(狗寶), 마묵(馬墨)은 한약 중에서 가장 구하기 힘들고 값비싼 약물로 꼽힌다. 우황은 소의 담석이고 구보는 개의 담석이며 마묵은 말의 콩팥이다. 말은 쓸개가 없어 신장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우황과 구보는 예부터 기상천외의 묘약 취급을 받았다. 현종은 예송논쟁과 …
금주령으로 서슬이 퍼렜던 영조 시대에도 군신 간 음주가무의 기록은 존재한다. 영조 44년 임금의 생일상이 차려지자 영의정 김치인과 이조판서 조명정이 많이 취해 술 실력을 자랑한다. 평소 술을 싫어한 ‘금주 대왕’ 영조는 이상하게도 이날만큼은 신하들에게 술을 권했다. 왜 그랬을까. 의문…
조선의 제21대 왕 영조는 당시 영의정이자 소론의 거두였던 이광좌에게 “화(火)가 오를 때에는 머리가 아프고 눈에 무엇이 가린 것 같다”고 자신의 화증(火症)을 설명하면서 그 치료법을 물었다. 이광좌는 이렇게 답한다. “신이 봉조하 최규서(崔奎瑞, 경종 때 영의정을 지냄)의 말을 들…
중국을 61년간(1661∼1722년) 다스린 청나라 황제 강희제는 온천욕에 일가견이 있었다. 특히 병을 치료하는 ‘좌탕(坐湯)’에 대해 그는 “좌탕요법을 잘 아는 민족은 만주와 조선뿐”이라고 했다. 실제 조선왕조실록에는 ‘온천욕이 조선 조정의 오래된 전통’이라는 기록이 등장한다. 일본…
조선 17대 왕 효종(봉림대군)은 형인 소현세자의 죽음 이후 형의 아들이자 왕위 계승자인 원손 경선군 이석철을 제치고 임금 자리에 올랐다. 종법을 어긴 변칙 왕위 계승은 격렬한 논쟁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그래서일까. 효종의 왕비 인선왕후 장씨는 남편이 왕이 되고 난 후부터 일종의 스…
조선 14대 왕 선조는 일생 동안 기침으로 고생한 임금 중 한 명이다. 감기에 걸릴 때마다 기침이 심했는데, 가래가 목에 걸려 호흡이 곤란하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증상을 호소했다. 가래를 없애는 거담제 계통 약물을 복용했지만 증세는 말끔하게 낫지 않았다. 결국 선택한 약은 ‘죽력(竹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