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살면서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상상하기는 불가능합니다. 급변하는 시대일수록 무슨 일이든지 제때 하지 않으면 나도 남도 곤란한 처지에 빠집니다. 경쟁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자라면서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습니다. 청소년…
이 글을 읽으시고 마음의 안정을 조금이라도 찾으셨으면 합니다. 요새 좋든 싫든 선거 분위기에 좀 피곤합니다. 투표일이 지나야 벗어날 것 같습니다. 누구를 뽑을 것인가, 내 마음은 내가 다스려야 합니다. 미묘한 흔들림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남의 의도에 내 마음이 넘어갑니다. 내 자존감이…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서 1891년 아이가 태어납니다. 의사가 된 아이는 독일 베를린에서 분석가가 된 후 미국으로 건너가 시카고대 교수가 되고 정신분석연구소를 세웁니다. 그러다 50대 중반에 출간한 책이 정통파 분석가들의 극렬한 비난을 받습니다. 정신분석학의 순수성을 흙투성이로 만든…
누구에게나 평생 지속됩니다. 감출 것인가, 털어놓을 것인가. 진실을 말할 것인가, 거짓을 말할 것인가. 인생은 숨김과 노출, 거짓과 진실의 두 축을 도는 숨바꼭질입니다. 들킨 아이가 술래가 되어 숨바꼭질은 계속됩니다. 잊지 마세요, 항상 숨을 수는 없습니다. 숨바꼭질은 사라짐과 나타남…
만남은 눈(眼)과 눈으로 시작해서 마음과 마음으로 이어집니다. 눈 맞춤은 영화로 치면 예고편입니다. 누가 나를 쳐다보고 있다고 느끼면 그 사람은 물론 내 존재도 더 의식하게 됩니다. 생각이 많아집니다. 관찰 대상이 된다는 일은 불편합니다. 상점에 들어간 나를 판매원이 지켜보고 있으면 …
올 한 해 살아온 삶을 돌아봅니다. 성공과 실패가 각각 얼마를 차지하는지 따져 봅니다. 계산이 쉽지 않습니다. 무엇이 성공이고 실패인지 정의가 필요합니다. 판단은 어렵습니다. 돈을 많이 벌었으면 성공, 아니면 실패일까요? 돈을 벌어서 빚을 갚았다면 성공이겠습니다. 검소하지만 평온한 삶…
세상이 말에 파묻혔습니다. 마음이 편해지는 말이 있고, 불편해지는 말이 있습니다. 들을수록 사람을 지치게 하는 말도 있습니다. 말의 홍수 속에서 본질은 익사합니다. 나쁜 말은 소통을 방해하고, 관계는 금이 갑니다. 현실을 무난한 단어로 감싸려는 시도는 아름답지 않습니다. 현실과 말 사…
외로움을 말로 옮기기는 어렵습니다. 들어줄 상대가 없습니다.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이지만, 현대인의 외로움은 역설이자 모순입니다. e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화상회의가 넘쳐나는데도 네 사람 중 한 사람은 만성 외로움에 빠져 있다고 합니다. 두 해 이상 지속되면 만성으로 …
정말 궁금합니다.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수도 빈에서 교육받은 천재라고 해도 프로이트는 어떻게 혼자의 힘으로 정신분석학을 창시하고 방대한 저술을 남겼을까요? 생활은 단순했다고 합니다. 카페에서 시간을 보낸 사교계 명사들과 달리 낮에는 분석하고 밤에는 고민하며 글을 썼습니다. 마음 탐색…
진실을 찾아 지키려는 경향이 사람에게 태생적으로 있다고 보시나요? 있다면 의식 세계가 주도할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프로이트는 소망만 충족이 된다면 사람은 진실을 얼마든지 외면한다고 했습니다. 의식보다는 무의식의 힘이 훨씬 더 강력하게 작용합니다. 거짓말의 역사는 길고, 인간의 …
정신분석은 언어를 쓰는 치료입니다. 피분석자의 잃어버린 과거를 찾아 기억을 보완해 치유하려 했던 프로이트의 ‘고고학적 발굴’ 접근방법에서 벗어나 현재의 이야기에 중점을 두게 되었지만 여전히 말로 이루어집니다. 개인사적 진실보다 서술적 진실이, 기법으로도 ‘그 장소, 그때’보다는 ‘이곳…
기억 속에 누군가를 지켜내는 일은 대단합니다. 치매 환자의 증가는 이미 사회적 문제가 되었습니다. 반면에 잊음이 아닌 잊힘, 잊힌 사람에 대해서는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가족이 나를 기억하지 못할 때 애처로움이 우선하지만 내가 잊혔다는 사실도 마음을 후빕니다. 기억되고…
언젠가 제가 모시고 일하던 분이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자네는 왜 그렇게 생각이 복잡한가!” 그 순간 저는 정말 제 생각이 복잡한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를 벗어나 방으로 와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생각이 복잡한 사람은 제가 아닌, 제 생각이 복잡하다고 한 바로 그분…
정신분석가 오토 랑크는 한 세기 전 출생 자체가 트라우마라고 했습니다. 아기가 자궁에서 낯선 환경으로 갑자기 방출되는 것을 ‘출생 트라우마’로 명명한 겁니다. 그렇다면 이미 트라우마로 태어난 삶을 어떻게 살아야 잘사는 것일까요? 한 가지 방법은 프로이트의 구조이론을 따르는 겁니다…
첫 만남은 늘 가슴을 뛰게 합니다. 첫 만남은 만나는 시점 훨씬 이전부터 진행됩니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일까, 모습은 어떠할까, 성격은? 내가 그 사람을 만나는 순간 호감을 느낄까, 그 사람이 나를 편안하게 생각할까? 만나기 전부터 생각이 떠오릅니다. 정신분석을 받으려고 약속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