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성장 과정에서 격려나 지지보다는 꾸중과 질책을 더 많이 받는다. “왜 이것밖에 못해?” “그렇게 하다간 평생 뒤처질 거야” 같은 말에 익숙하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에게 관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지나친 자책은 자괴감도 부를 수 있다.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나를 용…
살면서 인내해야 하는 경우는 참 많다. 아이가 등원 준비를 하지 않고 늑장 부릴 때나 배우자가 억지 주장을 하며 속을 썩일 때처럼 말이다. 하지만 인내는 말처럼 쉽지 않다. 잘 참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내는 두 가지 심리학적 개념을 품고 있다. 기다릴 줄 아는 ‘만족 지연’과 …
온 국민이 황망하게 생을 마감한 젊은이들을 애도하며 지난 2주를 보냈다. 먼저 큰 고통 속에 있을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생존자, 경찰, 응급 구조원 등 현장에서 힘든 시간을 겪은 분들에게도 심신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 이 시기에 슬픔, 충격, 분노, 불안, …
필자는 5년 동안 난임 치료를 받았지만 아이를 갖지 못했다. 어느 날 친정 엄마에게 “아이가 있었으면 진짜 잘 키웠을 것 같은데…”라고 아쉬움을 말한 적이 있다. 그랬더니 엄마가 “자식은 잘 키우려고 낳는 게 아니다. 자식은 사랑하려고 낳는 거다”라고 하셨다.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내가 처음 만난 사랑은 당연히 부모님, 특히 엄마의 사랑이었다. 나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가 있다. 어린 시절 하루가 멀다 하고 소지품을 잃어버리고, 숙제는 까먹기 일쑤였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등 위험한 행동으로 다친 일도 허다했다. 그럼에도 부모님은 나를 많이 꾸짖지는 않으셨다…
친절한 지영 씨는 웬만하면 자신의 의견을 내지 않는다. 상사의 부당한 지시에 한 번도 이의를 제기한 적이 없다. 바빠도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온갖 잡무를 떠안고 야근을 한다. 그렇다. 그는 ‘착한 사람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나 자신과 남에게 가치를 매긴다. 우…
최근 차를 자율주행 기능이 있는 것으로 바꿨는데 더 편하고 안전한 것 같다. 선을 침범하지 않고 적절히 거리를 유지해주는 안전장치의 성능을 체험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간관계에도 자율주행 모드가 있다면 어떨까.’ 살다 보면 무례한 표현을 반복하는 사람, 호의를 권리로 여기는 사…
우리는 ‘결정장애’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한데 사실 그런 진단명은 없다. ‘장애’라 할 정도로 어떤 결정을 내리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뜻이리라. 우리 일상은 선택의 연속이다. 점심 메뉴 같은 사소한 것부터 결혼 상대처럼 중요한 결정까지 선택을 해야만 한다. 그런데 왜 우리는 결정에…
미국에 산 지 어언 20여 년. 이제 한국에 가면 겪는 문화 충격이 있다. “머리 좀 해야겠다”, “왜 그런 옷을 입었냐”, “얼굴이 더 동그래졌네”…. 바로 가족과 지인들의 애정 어린 피드백이다. 미국에 있을 때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다. 이런 지적을 받다 보면 단점은 숨기려 애쓰…
공부, 일, 살림, 육아…. 살아가면서 여러 일들을 ‘억지로’ 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 기쁨을 느끼기란 어렵다. 때려치우거나 포기하고 싶어도 쉽지 않다. 어쩔 수 없이 상황에 떠밀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같을 땐 이런 생각이 든다. ‘아, 나도 선택권을 갖고 싶다!’ 하지만…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이웃 아주머니가 주치의의 권고로 운동을 시작했다. 동네 산책 중 마주친 다른 이웃이 인사를 건네자 아주머니는 축 처진 목소리로 “나는 걸어야만 해요(I have to walk)”라고 했다. 그러자 돌아온 대답. “아니에요. 걸어야만 하는 게 아니라 걸을 수 있어 …
관계 안에서 대화가 늘 즐거울 수만은 없다. 상반된 견해를 표하거나 상대의 무례함에 항의하는 등 불편한 이야기를 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이런 상황이 너무 어려운 나머지 무조건 피하려고 한다. 물론 상대에게 사랑과 인정을 받기 원하는 마음은 본능에 가깝다. 그러나 거절…
정신과 의사로 일하면서 많은 이들의 아픔을 엿봤기에 나는 안다. 모두들 화려한 모습만 보여주려고 하지만 아픔이 없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상처는 흔히 가까운 곳으로부터 온다. 부모나 직장 상사, 지인 등이 무심코 건넨 폭언, 차별, 비하가 반복되면 자존감이 하락해 다른 관계까지 문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