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 비친 로봇의 얼굴은 다양하다. 아이(‘A.I.’)였으며, 인간의 적(‘아이, 로봇’)이었고, 외계인(‘트랜스포머’)이기도 했다. 인간은 로봇의 옷을 입고 정체성의 혼란을 겪기도 했고(‘로보캅’), 쇠붙이에게서 철학적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블레이드 러너’).
비가 억수같이 오던 날, 누나 윤희(성유리)는 다리에서 떨어졌다. 동생은 누나를 구하려고 물에 뛰어들었지만 목숨을 잃고 말았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가슴에 담은 누나. 학교 급식 보조원으로 일하던 윤희는 골목길에서 불량학생 진호(이주승)에게 지갑을 빼앗긴다. 두
2008년 3월 11일 미국 5위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파산 직전이란 소문이 돌았다. 15일 JP모건체이스는 베어스턴스를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 날 분위기가 바뀌었다. JP모건 측은 16일 오전 “베어스턴스의 회계 장부를 믿을 수 없다”며 인수 의사를 철회
2002년 캐나다 작가 얀 마텔에게 부커상을 안긴 소설 ‘파이 이야기’(원제 Life of Pi)가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몇 가지 우려가 들었다. 소설 속 폭풍우와 날치 떼 등 망망대해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실감나게 그려낼 수 있겠느냐는 기술적인 문제가 그 하나였다.
영화 프로듀서인 부잣집 도련님 로저(류더화)에게는 어머니가 한 명 더 있다. 바로 어렸을 때부터 수십 년 동안 함께 산 가정부 아타오(예더셴)다.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버려져 로저의 집에서 하녀로 지낸 아타오는 로저 가족에게는 어떤 요리도 척척 해내는 마술사 같은
‘늑대아이’(9월 13일 개봉)는 2006년 ‘시간을 달리는 소녀’로 일본 차세대 애니메이션의 선두주자로 불린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작품이다. 호소다 감독은 이번 영화로 그에 관한 찬사가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한다. 평범한 여대생 하나는 우연히 강의실에서 우수에 찬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섹시한 뱀파이어는 이제 피 대신 욕망을 빤다. ‘벨아미’(30일 개봉)의 조르주 역을 맡은 로버트 패틴슨은 ‘트와일라잇’에서 새빨간 입술만 섹시했지만 이번에는 눈빛까지 ‘옴 파탈’로 손색이 없다. 가진 건 치명적인 매력의 몸뚱이뿐인 퇴
‘히스테리아’(23일 개봉)의 줄거리를 요약하면 ‘여성용 바이브레이터의 탄생 실화’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섹스 코미디’라는 수식어를 보고 야한 뭔가를 기대하며 극장을 찾은 관객은 배신감을 느낄 것이다. 단추 푸는 장면 하나 없는 이 영화에는 그 대신 남성 관
참 흥미로운 설정이다.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이 뱀파이어 사냥꾼이었다는 것이 그렇다. 미국 작가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의 동명 소설을 영상으로 옮긴 ‘링컨: 뱀파이어 헌터’(30일 개봉)는 팩션(faction·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붙인 장르)
1990년 개봉한 영화 ‘토탈리콜’(폴 버호벤 감독)은 미국 공상과학(SF) 소설 작가 필립 딕(1928∼1982)의 단편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를 스크린에 옮겼다. 딕은 평생을 실재하는 현실과 인간성의 본질에 대해 물었던 작가다. 미래에 대한 상상력과 철학을 담은 그의
모성은 너무 당연한 긍정의 명제다. 눈부시게 아름답고, 때론 가슴 시리게 따뜻한…. 하지만 알프스 자락의 스키 리조트에서 관광객 물건을 훔쳐 살아가는 12세 소년 시몽(케이시 모텟 클레인)에게는 그렇지 않다. “도둑질로 빵과 휴지, 우유를 산다”며 당당하게 말하는
‘아름답다’는 하와이에 대한 표현 중 무례한 사족(蛇足)인 것 같다. 태평양 한가운데 고고하게 자리한 이 섬에는 아름다움 이상의 무엇이 있다. ‘하와이안 레시피’(19일 개봉)는 이 섬의 매력을 새롭게 요리해 관객에게 놓는다. 시곗바늘조차 속도를 늦출 것 같은 이
꿀꿀한 장마에 마음까지 눅눅한 요즘, 축 처진 감정의 데시벨을 한껏 끌어올릴 게 없을까? ‘스트리트 댄스2: 라틴 배틀’(12일 개봉)이 ‘딱’이다. 줄거리는 몽당연필처럼 한 손에 잡힌다. 댄스 배틀에서 라이벌 그룹 ‘서지’에 굴욕적으로 무릎을 꿇은 비보이 애쉬(팔크
‘로스트 인 베이징’(12일 개봉)은 일본 만화 ‘마징가Z’에 나오는 아수라 백작 같은 영화다. 한 얼굴에 남녀의 두 얼굴이 공존하는 괴물처럼 양면적이다. 카메라는 진저리쳐지는 거대도시 베이징의 뒷골목을 직설적으로 보여준다. 반면 카메라가 비춘 그 길에는 ‘그래
연봉 3500만 원, 서울 마포구청 환경과 7급 9호봉 10년차 공무원. 특기는 “흥분하면 지는 거다”라는 소신으로 민원인의 욕설에도 평정심 유지하기. 변화 같은 건 평정심을 깨는 인생의 독약으로 여긴다. 퇴근하고 1인용 소파에 앉아 TV 속 친구인 유재석 이경규 형과 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