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중국의 사회상을 담는 데 천착해온 자장커(賈樟柯·44) 감독은 중국의 6세대 감독이다.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경험한 6세대들은 이전 세대인 장이머우(張藝謀), 천카이거(陳凱歌) 감독과 달리 사회 비판적인 작품을 선보여 왔다. 그중에서도 자 감독은 사회 부조리를 정면으로 공격하는…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일 개봉)을 보고 있노라면 웨스 앤더슨 감독이 강박증을 앓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수직과 수평이 어우러진 자로 잰 듯한 화면 구성, 파스텔톤을 유지하면서도 보색을 고려한 세련된 색감 등 장면마다 미장센에 대한 ‘깨알 같은’ 집착이 느껴진다…
첫 장면. 깡마르고 키 큰 남자가 선글라스에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로데오 경기를 한다. 허리는 구부정한데 대충 기른 것 같은 콧수염이 눈에 거슬린다. 누가 봐도 껄렁한 미국 남부의 놈팡이 같은 이 사내. 자세히 보니 매슈 매코너헤이(45). 6일 개봉하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주인…
27일 개봉 예정인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은 독일 작가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1777∼1811)의 중편 소설 ‘미하엘 콜하스’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소설은 16세기 독일을 배경으로 시민계급인 콜하스가 귀족들의 횡포에 맞서 반란의 지도자로 우뚝 서는 과정을 그렸다. 정의의 문…
신인 감독들이 선배들에게 자주 하는 질문. “촬영은 촬영감독이, 미술은 미술감독이, 연기는 배우가 하는데, 감독이 하는 일은 뭔가요.” 이럴 때 선배 감독들은 이렇게 답한다. 영화의 묘한 분위기를 만드는 게 감독의 임무라고. 20일 개봉한 ‘폼페이: 최후의 날’은 이런 점에서 …
불편한 영화다. 130분 내내 곳곳에서 뱉어내는 한숨과 탄식 소리가 무겁게 상영관을 메운다. 27일 개봉하는 ‘노예 12년’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1840년대 노예제를 따르는 남부와 그렇지 않은 북부로 나뉘어 있던 미국이 배경이다. 뉴욕에서 자유인으로 태어난 흑인 바이올린 연주…
이쯤 되면 ‘지질한 캐릭터들의 조물주’라고 해야 할까. 20일 개봉하는 ‘아메리칸 허슬’의 데이비드 러셀 감독 말이다. ‘파이터’(2010년), ‘실버라이닝 플레이북’(2012년)에서 가망 없어 보이는 인물들의 유쾌한 인생 전복을 보여준 러셀 감독이 이번에도 장기를 발휘했다. 세상에는…
‘벡델 테스트(Bechdel Test)’라는 검사가 있다. 미국 만화가 앨리슨 벡델이 1980년대 남성 중심주의 영화가 얼마나 많은지 계량화하려고 고안해냈다는 이 테스트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①이름을 가진 여성 캐릭터가 두 명 이상인가 ②이들이 서로 대화하는가 ③대화 내용에 남자에 …
조지프 고든레빗(32)은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스타다. 열한 살 때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1992년)에 출연했던 아역배우 출신. 젊은 관객들에겐 ‘인셉션’, ‘500일의 썸머’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인상적인 연기로 친숙하다. 연기에 물이 오른 그가 이번에는 메가폰을 잡았고 각본…
평소 자신과 타인에게 엄격한 엘리트 회사원 료타(후쿠야마 마사하루). 그는 6년 전 아들을 출산한 병원에서 급한 연락을 받는다. 출생 직후 병원의 실수로 아이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료타는 그동안 그의 생물학적 아들을 키워온 부모와 만나 아이를 바꾼다. 이때부터 료타는 핏줄(친아들)과 …
12일 개봉하는 피터 잭슨 감독의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호빗2)는 지난해 12월 개봉해 세계적으로 10억 달러(약 1조510억 원)를 벌어들인 ‘호빗: 뜻밖의 여정’의 후속편이다.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속편 격인 ‘호빗’ 시리즈는 호빗족 빌보 배긴스(마틴 프리먼)와…
방은진 감독의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은 2005년 동아일보의 보도(2005년 11월 7일자 ‘법 모른 죄… 저 같은 사람 다신 없기를’)로 세상에 처음 알려진 ‘장미정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 2004년 10월 30일, 30대 주부 장미정 씨는 가방을 운반하기만 하면 400만 …
5일 개봉하는 프랑수아 오종(46)의 신작 ‘영 앤 뷰티풀’은 10대 소녀 이자벨(마린 박트)의 성장담을 청소년 성매매(원조교제)라는 소재로 그려낸 작품이다. 영화는 이자벨이 열일곱 생일을 앞둔 여름부터 이듬해 봄까지 1년의 시간을 담고 있다. 여름 휴가지에서 독일 청년과 첫 경…
5일 개봉하는 ‘컴퍼니 유 킵’은 로버트 레드퍼드(77)가 감독, 주연, 제작을 맡은 영화다. 이 작품에서 여심을 무장 해제시키는 젊은 시절 레드퍼드의 살인미소를 기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대신 노장 배우의 노련한 연기와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 경력의 깊이 있는 연출을 맛볼 …
미국 미시시피 강 하류에 사는 열네 살의 엘리스(타이 셰리든). 사랑이 식은 부모 때문에 혼란스러워 하는 그는 연상의 고교생 누나를 흠모하는 사춘기 소년이다. 엘리스는 친구 넥본(제이컵 로플랜드)과 함께 찾아간 무인도에서 십자가가 박힌 구두를 신고 팔에 뱀 문신을 한 남자 머드(매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