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5일. 사람들은 세상의 혁신이 끝난 날로 이때를 기억할지 모른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날이다. 동시대를 살다 간, 가까이서 목격한 천재로 남아 있는 잡스. 그래서 29일 개봉하는 영화 ‘잡스’에 관심이 간다. ‘잡스’는 말하고자 하는 바에 충실한,…
제목처럼 두 명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다. 다만 이 영화 속 어머니들은 다소 독특하다. 친구 사이인 두 사람은 스무 살 이상 연하인 서로의 아들과 사랑을 나누기 때문이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주인공 릴(나오미 와츠)과 로즈(로빈 라이트)는 어린 시절부터 절친한 사이다. 두 사람은 …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가 그래 왔듯이 ‘엘리시움’(29일 개봉) 역시 영웅적인 미국인 한 명이 인류를 지켜낸다는 이야기다.(첫 문장부터 스포일러일 수 있겠다.) 하지만 인류를 위협하는 존재는 기존의 할리우드 영화에서 봐왔던 외계인이나 원인 모를 질병 바이러스,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거대…
‘초속 5센티미터’(2007년) ‘별을 쫓는 아이’(2011년)로 국내에 열혈 마니아들을 둔 일본 신카이 마코토(新海誠) 감독. 그의 신작 애니메이션 ‘언어의 정원’이 14일 관객과 만난다. 구두 디자이너를 꿈꾸는 고교생 다카오는 비가 오는 날이면 오전 수업을 빼먹는다. 그가 향하…
8일 개봉하는 ‘죽지 않아’는 발칙한 영화다. 해병대 대령 출신인 70대 할아버지(이봉규)는 암을 이겨낸, 그야말로 ‘죽지 않아’다. 손자 지훈(차래형)은 재산을 탐내 시골로 내려가 할아버지를 모신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다시 검은 머리가 난다”고 할 만큼 정정하다. 4년을 수발하…
때는 1981년 프랑스. 라셸(쥘리에트 공베르)은 소심한 아홉 살 소녀다. 개학 전날 밤 학교에 늦을까봐 가방을 메고 자고, 빨간 신호에는 길을 건너는 법이 없다. 이런 라셸에게 새로운 자극이 생겼다. 새 짝꿍 발레리(아나 르마르샹)는 천방지축인 소녀. 라셸에게 시험 답안지를 몰래 바…
오래 기다렸다. 영화감독들은 보통 2∼3년에 한 편씩 작품을 선보이는데 봉준호 감독은 2009년 ‘마더’ 이후 4년이 걸렸다. ‘설국열차’가 다음 달 1일 개봉한다. 2014년 1월 지구온난화로 시름하던 인류. 기온을 낮추기 위해 대기 중에 냉각물질 CW-7을 살포한다. 하지만 기…
눈치 빠른 관객이라면 제목만 보고도 ‘까밀 리와인드’(18일 개봉)가 어떤 영화인지 알 것이다. 맞다. 과거로 시계태엽을 리와인드하는(다시 감는) 영화다. 프랑스판 ‘백 투 더 퓨처’이고, 고소영이 주인공으로 나왔던 한국 영화 ‘언니가 돌아왔다’와 같은 종류다. 40대 여성 까밀(…
젊은 시절 훌륭한 작가를 꿈꿨던 고교 문학교사 제르망(파브리스 루치니). 주말에 한 일을 주제로 글을 써오라는 숙제를 내준다. 과제물을 받아봤더니 아뿔싸, 수준이 가관이다. “토요일 부모님에게 스마트폰을 빼앗겨 화가 났다.” “피자 먹으며 TV 보고 놀았다.”… 형편없는 과제물들 가운…
극장에서 재미없는 영화를 보면 스크린 대신 앞사람 뒤통수에 눈이 간다. 집중하기 어렵다는 얘기. 하지만 ‘감시자들’(7월 4일 개봉)은 그럴 염려가 없는 영화다. 상영시간 118분 내내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바늘 끝 하나 들어갈 틈 없이 촘촘하게 짜인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다 …
윌 스미스가 할리우드 스타 자리를 아들에게 상속한 걸까? 적어도 영화 ‘애프터 어스’(30일 개봉)에서는 그렇게 보인다. 이 영화에 윌 스미스는 아들 제이든 스미스과 함께 출연했다. 하지만 주인공은 제이든이다. 서기 3072년 한 우주선이 이름 모를 행성에 불시착한다. 생존자는 두…
프랑스인에게 요리는 특별하다. 음식에는 생활이 담겨 있지만 요리에는 예술이 숨쉬고 있다. 프랑스 문화를 대표하는 요리가 소재인 영화 ‘쉐프’(30일 개봉)에는 이 나라를 대표하는 배우가 어울리는 법. ‘레옹’(1994년)에서 한 손에는 총, 한 손에는 화분을 든 킬러였던 장 르노. 그…
‘탁탁∼타닥탁탁.’ 컴퓨터에 비해 타자기 자판은 치는 맛이 있다. 이제는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타자기의 경쾌한 소리는 듣는 이의 기분을 ‘업’시키는 효과도 있다. 22일 개봉하는 ‘사랑은 타이핑 중’은 이런 타자기의 ‘맛’을 살린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다. 때는 1958년 프…
출세 학벌 돈 같은 것들이 어느새 거부할 수 없는 주류 가치가 됐다. 모두가 용기가 없어서, 타성에 젖어, 혹은 가치를 맹신하며 이런 것들을 좇아 쳇바퀴 같은 삶을 구르고 있다. 23일 나란히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길 위에서’와 ‘춤추는 숲’은 이런 쳇바퀴를 벗어난 사람들의 이야…
영국의 거장 켄 로치 감독(77)은 사회적 메시지를 거친 톤으로 그려낸 영화를 선보여 왔다. 아일랜드의 독립운동을 담은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2006년), 스페인 내전을 통해 인간의 본성에 대해 묻는 ‘랜드 앤 프리덤’(1995년)에 그의 색깔이 잘 드러난다. 그는 얼마 전 마거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