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치유의 힘이 크다. 베네수엘라에서 오케스트라 교육을 통해 빈민층 아이들을 변화시키려는 목적으로 시작한 엘시테마가 그렇다. 아기는 엄마 배 속에서 가장 먼저 소리에 반응한다. 좋은 음악은 인간의 영혼을 움직인다. ‘송 포 유’(18일 개봉)는 죽음이 빚어낸 이별의 슬픔을 합창의 …
더 부러울 게 없는 인생이었다. 산부인과 의사 제프(토비 맥과이어)는 아내 닐리(엘리자베스 뱅크스), 아들과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존경받는 직업에 예쁜 아내까지 모든 게 완벽했다. 다만 아내와 6개월 넘게 잠자리를 안 한 것만 빼고. 의대 여자 동창 레베카(케리 워싱턴)…
2009년 3월 7일 ‘기획사 관계자로부터 술 접대와 잠자리를 강요받고 폭행당했다’는 문건을 남긴 채 자살한 장자연 씨.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온 영화 ‘노리개’가 18일 개봉한다. 영화는 ‘여기에 나온 인물과 사건은 모두 실제가 아니다’라는 문구로 시작하지만 누가 봐도 장 씨 사건…
도시는 우디 앨런 감독에게 자유의 날개인 것 같다. 지난해 저예산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한국에서 35만 관객을 끌어 모은 ‘미드 나잇 인 파리’. 이 영화에서 앨런 감독은 피카소, 헤밍웨이 등 역사 속 유명 문화인들이 나오는 환상적인 이야기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박제된 역사의 인물들은 …
‘철의 여인’에서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듯한 영국의 마거릿 대처 총리를 연기했던 메릴 스트립. 노예제 폐지라는 신념을 위해 평생을 살아온 미국 공화당 급진파 의원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링컨’의 토미 리 존스. 두 베테랑 배우가 부부로 만났다. ‘호프 스프링즈’(28…
데이비드 러셀 감독은 ‘문제아 영화’를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다. 그는 ‘파이터’(2010년)에서 약물에 찌든 트레이너 형과 한물 간 복서 동생이 상처를 딛고 챔피언이 되는 감동의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감독은 이 영화에서 멋쟁이 ‘배트맨’ 크리스천 베일을 발음 새고 어깨 구부정한 ‘찌…
31일 개봉하는 영화 ‘문라이즈 킹덤’은 열두 살 ‘꼬마 커플’의 러브 스토리다. 그런데 15세 이상 관람가라니…. 영화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1965년 미국의 한 시골마을. 들판에서 야영을 하던 보이스카우트 샘(자레드 길먼)이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 랜디 …
국가마다 공포 영화의 ‘브랜드’가 있다. 한국은 ‘전설의 고향’처럼 한(恨) 많은 귀신이 나오는 원혼 공포물을 즐긴다. 반면 미국은 화면 가득 피가 튀기는 스플래터(Splatter) 영화를 선호한다. 다소 희화화한, 살아 있는 시체 좀비도 자주 등장한다. 유럽은 뱀파이어(흡혈귀)가 나…
《종교 시대의 광기를 함축한 단어 ‘마녀사냥’. 마녀의 진실을 밝힐 이유도, 필요도 없었던 이 희생양 제의(祭儀)는 기독교 외에 어떤 사상도 용납할 수 없다는 그릇된 신념의 산물이었다.지배계급은 마녀사냥을 통해 체제에 대한 불만을 잠재웠고, 민중은 마녀를 처단했다는 안도감에 취했다. …
비가 억수같이 오던 날, 누나 윤희(성유리)는 다리에서 떨어졌다. 동생은 누나를 구하려고 물에 뛰어들었지만 목숨을 잃고 말았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가슴에 담은 누나. 학교 급식 보조원으로 일하던 윤희는 골목길에서 불량학생 진호(이주승)에게 지갑을 빼앗긴다. 두 사람은 학교 식당에서…
‘히스테리아’(23일 개봉)의 줄거리를 요약하면 ‘여성용 바이브레이터의 탄생 실화’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섹스 코미디’라는 수식어를 보고 야한 뭔가를 기대하며 극장을 찾은 관객은 배신감을 느낄 것이다. 단추 푸는 장면 하나 없는 이 영화에는 그 대신 남성 관객도 거부감 없이 받아…
참 흥미로운 설정이다.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이 뱀파이어 사냥꾼이었다는 것이 그렇다. 미국 작가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의 동명 소설을 영상으로 옮긴 ‘링컨: 뱀파이어 헌터’(30일 개봉)는 팩션(faction·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붙인 장르)의 재미를 느낄 …
1990년 개봉한 영화 ‘토탈리콜’(폴 버호벤 감독)은 미국 공상과학(SF) 소설 작가 필립 딕(1928∼1982)의 단편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를 스크린에 옮겼다. 딕은 평생을 실재하는 현실과 인간성의 본질에 대해 물었던 작가다. 미래에 대한 상상력과 철학을 담은 그의 소설들은 …
‘아름답다’는 하와이에 대한 표현 중 무례한 사족(蛇足)인 것 같다. 태평양 한가운데 고고하게 자리한 이 섬에는 아름다움 이상의 무엇이 있다. ‘하와이안 레시피’(19일 개봉)는 이 섬의 매력을 새롭게 요리해 관객에게 놓는다. 시곗바늘조차 속도를 늦출 것 같은 이 섬. 작은 마을 …
꿀꿀한 장마에 마음까지 눅눅한 요즘, 축 처진 감정의 데시벨을 한껏 끌어올릴 게 없을까? ‘스트리트 댄스2: 라틴 배틀’(12일 개봉)이 ‘딱’이다. 줄거리는 몽당연필처럼 한 손에 잡힌다. 댄스 배틀에서 라이벌 그룹 ‘서지’에 굴욕적으로 무릎을 꿇은 비보이 애쉬(팔크 헨첼)는 복수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