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이영광 산들도 제 고통을 치장한다 저 단풍 빛으로 내게 왔던 것 저 단풍 빛으로 날 살려내
■우짜노 (최영철) 어, 비 오네 자꾸 비 오면 꽃들은 우째 숨쉬노 젖은 눈 말리지 못해 퉁퉁 부어오른 잎 자
■난산(卵山)에 가서/정영주 지는 해가 소나무 가지 사이에 걸려 빠지지 않는다 나무들 뜨거워 온몸 비틀지만
산 하나를 방석삼아 이 정 록 단풍나무 아래에 돼지머리가 버려져 있다 돼지는 일생을 서 있거나 누워 지낸다
▼새벽산책 ▼ 배한봉 물안개 속 버드나무가 흔들리고 있다 그 아래 골풀과 부들이 밀애를 즐기는지 수런수런 뒤
밤중에 어디로 가던 길일까? 복숭아나무 가지에 무거운 바랑 걸어놓고, 잠시 잠깐 ‘이 뭐꼬?’ 평생 화두(話頭)도
▼돌탑▼ 이찬 누군가 버리지 못한 마음 하나 있어 얹었다 마음 하나 버릴 수 없어 얹었다 버릴 수 없고 버리지 못한
《아득한 옛날의 무슨 전설이나 일화가 아니라 요 근년에 비구니스님들이 모여 공부하는 암자에서 일어난 사건입
▼성에꽃▼이원규 밤마다 그가 온다 이미 죽은 소 나의 기막힌 사랑 죽은 소 둥두둥 쇠북을 치며 삼보일배三
우리가 만들어낸 게임보다 아름답지 않습니까 장끼 우짖는 소리 꾀꼬리의 사랑 노래 뭉게구름 몇 군데를 연녹색
그는 연꽃을 보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심연으로부터 꽃이 피어나는 시간을 견디고 있는 것일까? 이어지는 이미지로
■이윤학, 꽃 막대기와 꽃뱀과 소녀와 (문학과지성사) 감나무에 새끼를 쳐 나간 까치집이 남았다.
사람마다 자신의 삶을 살아내는 힘의 원천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오늘을 살아가는 힘을 과거로부터 얻는다. 어떤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