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황석영(77)은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일어난 아픈 역사를 끈질기게 형상화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그의 작품이 많은 독자에게 읽힌 것은 현실 고발만이 아니라 부조리를 드러내면서도 소설 내면에 흐르고 있는 아련한 슬픔, 외로움과 먼 곳에 대한 그리움이 있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그…
《자국 문학의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비단 한국에서만 들리는 게 아니다. 우리 삶의 기저에 자리 잡은, 견디기 힘든 어떤 경박함이 갈수록 득세하는 모습은 전 세계 평자들의 가슴을 무겁게 내리누른다. 예컨대 소설의 세계에는 작가, 독자, 평론가들 사이에 이런 질문들이 자주 고개를 …
《2020년 박경리문학상 본심에 오른 윤흥길 작가(78)는 196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후 지금까지 많은 문제작을 꾸준히 발표해온 우리 문단의 대표적 원로 작가다. 대표작으로는 우리 문학의 고전으로 자리 잡은 ‘장마’를 비롯해 ‘양’ ‘황혼의 집’같이 6·25전쟁이라는 …
서정인(84)의 소설은 혼탁한 시대상이나 비극적 가족사 등 인간의 삶과 운명을 거창하게 내세우진 않는다. 그의 소설에서는 우리 사회의 시리고 아픈 모습이 작가의 날카로운 의식을 통해 절망과 허무, 독자의 감성에 호소하는 페이소스로 그려진다. 어느 대목을 읽어도 곤혹스럽지 않은 것은 유…
《한국 최초의 세계문학상인 ‘박경리문학상’이 올해 10회째를 맞는다. 박경리문학상은 보편적 인간애를 구현한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1926∼2008)의 문학정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11년 제정했다. 토지문화재단과 박경리문학상위원회, 강원도 원주시 동아일보가 공동 주최한다. …
《작가 정신을 지닌 최초의 인류는 아마도 낙원에 있던 이브가 아닐까. 그는 완벽한 지식 체계와 절대 권력은 전지전능의 신에게 맡겼다. 그리고 아무리 추구해도 아리송하기만 한 미지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어떤 권위와 권력도 인정하지 않은 채 끝없이 돌을 굴려야 하는 시시포스의 세계로…
《마거릿 애트우드(80)는 앨리스 먼로와 더불어 현재 캐나다를 대표하는 작가로 꼽힌다. 장편소설 ‘시녀 이야기’(1985년)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당초 시인으로 문단에 나왔다. 그의 시는 어린 시절 마음을 잡아끈 신화와 요정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탁월한 소설…
《이스마일 카다레(83)는 동유럽 발칸 반도의 약소국 알바니아 출신이다. 그는 공산 독재에 신음하는 조국의 암울한 현실을 세계에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의 작품은 조국의 역사와 전통, 정치적 상황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 그는 데뷔작 ‘죽은 군대의 장군’(1963년)으로 세계적 명…
《스페인 소설가 에두아르도 멘도사(75)의 작품은 난해한 실험주의와는 결이 다르다. 전통적 사실주의를 바탕으로 유머와 아이러니, 패러디를 섞은 독특한 작품세계를 선보인다. 작가 자신은 “스페인 고전 소설, 피카레스크 소설(악당소설), 19세기 소설을 충실하게 추종하는 동시에 전통의 현…
국내외 작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 최초의 세계문학상인 ‘박경리문학상’이 올해로 9회를 맞는다. 이 상은 보편적 인간애를 구현한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1926∼2008)의 문학 정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11년 제정됐다. 토지문화재단(이사장 김영주)과 박경리문학상위원회, 강…
《인도가 독립하던 해에 이슬람교도로 태어난 살만 루슈디. 어린 시절 인도 파키스탄의 종교분쟁과 나라의 분리를 겪은 그의 문학세계를 관통하는 주제는 ‘증오와 분노, 폭력을 넘어서는 사랑과 관용, 포용’이다. 그러나 아이로니컬하게도 루슈디는 그 자신이 증오와 분노, 폭력의 대상이 됐다. …
‘닥터…’는 밴빌이 30대에 약 10년 동안 발표한 과학 4부작의 첫 작품이다. 이를 발표한 1976년,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 중 하나인 제임스 테이트 블랙 메모리얼상을 수상해 작가로 명성을 알리게 됐다. 이 작품은 중세까지 믿고 있던 천동설에 맞서 지동설을 주장한 천문학자이자 가…
■ 수상자 바이엇 인터뷰 “글을 쓸 때 살아있음을 생생하게 느낍니다. 글이 잘 써지지 않는 순간조차도요.” 제7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앤토니아 수전 바이엇(81)은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글쓰기가 숙명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글쓰기는 어떤 것에서도 얻을 수…
《얀 마텔(54)은 프랑스계 캐나다인 아버지가 스페인에서 유학할 때 살라망카에서 태어났다. 교수이자 외교관인 부모를 따라 포르투갈, 코스타리카, 미국, 프랑스 등에서 성장했고 캐나다로 돌아와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했다. 마텔은 프랑스어가 더 익숙하지만 영어로 소설을 쓰는 캐나다 작가…
《페터 한트케(75)만큼 호불호가 엇갈리는 작가도 드물 것 같다. 대부분의 독자들이 그의 작품을 이해하지 못할 뿐 아니라, 설사 이해한다 하더라도 각각 해석을 달리한다. 평론가들도 그렇다. 그는 오스트리아의 산촌에서 사생아로 태어났다. 그의 집은 지독히 가난해 문화적 혜택을 받지 못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