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 가족이 행복한 날」
북한국적으로 중국에서 살다 한국에 와 고생끝에 한국국적을 취득하고 중국에 남
아있던 아들부부와 손자까지 영주귀국이 허용돼 지난달 꿈의 상봉을 한 洪承福씨(68
)의 가족이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15일 오전 10시반 서울지방보훈청장실.
洪씨는 아들 玄光燮씨(46)가 朴炳翊서울지방보훈청장으로부터 서울지방철도청 기
관사취업증을 전달받자 『이제 여한이 없고 동작동국립묘지에 묻힌 남편도 편히 잠
들 것』이라며 울먹였다.
북한에서 탈출한 이후 계속된 중국에서의 떠돌이 삶을 청산하고 한국전쟁때 전사
한 남편이 잠든 조국땅에서 아들가족과 떳떳하게 살게 됐다는 기쁨이 가슴깊은 곳에
묻어온 설움과 뒤엉켜 감정이 북받치는 순간이었다.
이날 「취업증서 전달식」에는 洪씨를 비롯, 아들내외 손자 英山군(19) 등 일가족
4명이 참석했다. 光燮씨는중국에서 철도기관사로23년간 근무했던 경력이인정돼 8급
23호봉이란파격적인 대우를 받았다.
서울철도청 기관사복을 입은 光燮씨는 『앞으로 두달간 수습교육을 열심히 받아
혼자 열차를 안전운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겠다』며 『아름다운 조국의 산하를 달
린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며느리 李炅姬씨(45)는 보훈청의 알선으로 지난 1일 금강병원 조리사로
취업했다. 洪씨의 한국정착을 뒤에서 줄곧 도와온 한국전쟁 참전용사 崔養根씨(66)
는 이날 취업증전달식을 지켜본 뒤 『이제야 먼저 간 친구에 대한 도리를 다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河泰元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