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밀반입]『폭력배 총무장 「알려진 비밀」』

  • 입력 1996년 10월 17일 10시 56분


한국의 조직폭력단도 회칼이나 쇠파이프를 넘어서 이미 총으로 무장하고 있을까. 이에 대한 국내 수사관계자들의 대답은 『그렇다』다. 수사관계자들은 지난달 초 고성능 외제소총 밀매단이 적발된데 이어 16일 외제장 총을 서울 세운상가에서 구입하고 이를 다시 국내에서 복제해 판매한 사실이 적발됨 에 따라 국내 조직폭력단의 일부가 이미 총기로 무장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 단하고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서울지검 특별범죄수사본부는 지난달 초 적발한 밀반입된 총기들 중 일부가 청주 의 모 폭력조직에 흘러들어갔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중에 있다. 경찰청 張龍洛지능과장은 『90년대 이후 러시아 등 외국으로부터 권총의 밀반입이 성행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총기제작이 가능한 것이 현실적으로 입증된 이상 수렵용 소총의 밀거래 차원을 넘어서 조직 폭력단도 이미 권총이나 소총으로 무장하고 있 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강력사건을 전담했던 전직형사 金모씨(48)는 『지 난 93년 말 부산에서 한 폭력단원이 술에 만취해 총을 꺼내 주위사람에게 자랑하면 서 「조직의 중간 간부이상 모두가 러시아 선원으로부터 단체로 구입한 권총 1자루 씩을 나눠 갖고 있다」고 말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했던 적이 있다』며 『 부산 인천 등 항구가 주무대인 조직폭력단 중 일부가 권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조폭(조직폭력배)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다. 안기부는 현재 당국에 등록된 민간 총기류 57만정외에도 살상이 가능한 외제 22구 경 소총과 러시아에서 들어온 권총 등 상당수의 총기가 국내에서 은밀히 유통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렇다면 총기로 무장한 조직폭력단이 왜 아직까지 총을 실제 범죄에 사용하고 있 지 않을까. 서울지검 강력부측은 『과거 30년동안 총기류범죄는 워낙 엄하게 다스려왔기 때문 에 조폭들도 총기사용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갖고 있고 조직폭력단이 실제 총기를 사용할 경우 검찰과 경찰로부터 집중단속을 받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총기사 용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앞뒤를 잴 여유가 없는 급박한 상황에서 총기를 사용한 조직폭력단이 처음 으로 나오고 하나 둘씩 사용횟수가 늘어가면 총기사용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무너 지면서 조직폭력단의 총기사용이 순식간에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검경측의 우려다.〈李炳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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