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에게 뇌물을 준 사람이 뇌물액수 뇌물제공시점 등을 자세히 기록한 수첩은
뇌물공여자의 자백증거가 아니라 별도의 독립된 보강증거로 보아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鄭貴鎬대법관)는 17일 부산시청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朴대용피고인(55·농업)에 대한 뇌물공여사건 상고심에서 대법관 12
명중 10명의 다수의견으로 이같이 판시, 일부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
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朴피고인이 작성한 이 수첩은 자금지출내용이 기계적으로
기록된 문서로 별도의 독립된 증거자료』라며 『수첩내용중에 뇌물제공내용이 포함
돼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피고인의 자백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
는 이어 『자백과 수첩외에 다른 증거가 없는 朴피고인의 경우 「피고인의 자백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유일한 증거일 때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삼지 못한다」는 형사소
송법 310조 규정과 상관없이 처벌이 가능하다』고 밝혔다.〈金正勳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