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중개상 權炳浩씨로부터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반지를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
는 盧素英씨가 이번에는 사법처리될 것인가.
대검중수부는 지난 21일 오후 盧씨를 극비리에 검찰청사로 소환, 4시간여 동안 조
사를 한 뒤 돌려보냈다. 盧씨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것은 지난 94년이후 이
번이 세번째. 외화밀반출혐의로 두번이나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으나 처벌은 받
지 않았다.
權씨는 지난 92년 8월 李養鎬전장관이 준 돈으로 보석을 구입해 워커힐호텔에서
자신의 부인 등과 함께 盧씨를 만나 문제의 보석을 직접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그후
盧씨는 지난해 11월 아버지(盧泰愚전대통령)가 비자금 사건으로 구속되자 이 보석
을 되돌려줬다는 것. 權씨는 21일 북경에서 취재진에게 『素英이에게 진급청탁을 했
으나 「힘들다」는 연락을 받고 素英이 어머니에게 주기위해 다이아를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盧씨는 검찰에서 『결혼선물로 알고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반지를 전달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진급 청탁과 관련됐다는 사실을 알고 곧 돌려줬다』고 진술했다.
양측의 주장은 보석을 주고받은 점만 일치할 뿐 전달 당시의 정황, 반환시기는 상
반되고 있다.
盧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청탁의 대가로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사법처리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법조관계자들은 지적한다.
그러나 權씨의 주장이 사실이면 문제는 달라진다. 盧씨가 군 인사에 영향력을 행
사하기 위해 받은 것으로 인정되면 변호사법위반죄로 형사처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특히 문제의 보석을 일단 받았다가 3년4개월이나 지난 뒤에야 반환했
다면 유죄로 인정될 가능성이 한층 높다는 게 법조계의 의견이다.
또 權씨의 말대로 盧씨가 당초 李전장관의 진급을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진 金玉淑
씨에게 보석을 건네줬다면 盧씨와 金씨는 함께 변호사법 위반죄를 적용받을 수도 있
다.
그러나 검찰이 權씨의 신병을 확보, 조사하지 않는 한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를 가
려내는 것조차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盧씨의 사법처리 여부는 權씨의 조
사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崔英勳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