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正勳기자」 李養鎬전국방장관에 대한 검찰수사가 대우중공업 임원들에 대한 조사를 계기로 급진전하고 있다.
검찰은 95년3월 경전투헬기사업과 관련해 李전장관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는 당시 대우중공업 石鎭哲사장과 鄭虎信전무 등을 23일 소환해 밤샘조사를 벌인 끝에 李전장관의 뇌물수수혐의를 어느 정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가장 큰 수확으로 보는 것은 鄭전무로부터 『무기중개상 權炳浩씨에게 현금 1억5천만원씩이 담긴 돈가방 2개를 건네주었으며 이 중 하나는 李전장관에게 전달해달라며 준 것』이라는 진술을 확보한 부분이다.
검찰은 또 鄭전무가 『權씨가 경전투헬기와 공군형장갑차사업 추진과 관련해 20억원을 요구했으나 4억원을 깎아달라고 한 것도 사실』이라고 진술해 李전장관의 수뢰의혹을 제기한 權씨의 주장이 상당부분 사실인 것으로 심증을 굳히고 있다.
물론 검찰은 權씨가 鄭전무로부터 받은 돈가방 2개중 하나를 李전장관에게 직접 전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뚜렷한 진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石사장과 鄭전무에 대한 조사결과 李전장관에게 돈가방이 건네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여러 정황에 비추어볼 때 權씨가 선금형식으로 받은 3억원을 혼자 챙겼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 수사관계자는 『權씨가 3억원을 혼자 챙겼다는 것은 나중에 추가로 받기로 한 13억원에 대한 자신의 몫을 포기하는 셈이 되는데 이는 상식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정도의 조사결과만으로 李전장관의 수뢰혐의를 완전히 입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우중공업 임원들로부터 『李전장관에게 직접 돈을 주었다』는 딱부러진 진술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李전장관이 1억5천만원을 받았다고 기정사실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검찰은 또 23일 밤 李전장관의 부인 金惠淑씨를 소환조사한 결과 『權씨의 부인이 盧素英씨에게 李전장관의 공군참모총장 진급을 청탁하기 위해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반지를 선물할 때 동석했었다』는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이 부분에 대한 수사도 거의 마무리된 상황이다.
최소한 李전장관이 權씨의 알선으로 盧씨에게 인사청탁을 한 것은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번 수사의 마지막 수순으로 李전장관의 소환시기만을 저울질하고 있다. 비록 불완전하지만 지금까지의 수사결과를 바탕으로 李전장관을 바로 소환해 승부를 걸어도 되느냐는 판단만 남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