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일부 식품업체들이 미국에서 배추를 수입해온 것으로 확인돼 세계적으로 생산량과 맛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국내 채소류 시장의 「주품목」인 배추시장마저 열리고있음이 밝혀졌다.
24일 농림부가 올초부터 지난달까지 통관실적을 집계한 결과 지난 5월 초 국내 모 식품업체가 미국에서 배추 32t(2만5천3백달러어치·한화 2천만원 상당)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보다 앞선 작년 9월과 10월에도 한 종묘업체가 미국산 배추 43t과 28t을 각각 3만3천달러와 2만5천7백달러에 들여왔다.
배추는 지난 77년부터 수입제한품목에서 해제된 수입자유화 품목이라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수입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 연간 채소 총 생산량중 27.3%를 차지하고 있는 배추는 생산자들에겐 「쌀」과 같은 주요소득 품목이고 우리나라 배추가 생산량에서나 질이 월등히 우수해 지금까지 수입된 적이 없었다는 게 농림부 설명이다.
업체들이 비록 적은 양이긴 하지만 미국 배추를 들여온 것은 작년 가을과 올 초여름 「김치값이 금값」이라고 불릴 정도로 배추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
90년들어 최고였다는 당시 배추값은 ㎏당 국내산이 9백80원이었던데 비해 미국산은 8백52원이었다.
농림부 관계자는 『당시 수입업체들은 미국배추가 값도 싸고 질도 좋다고 해 김치로 만들어 국내 백화점에 납품하려 했으나 막상 수입해놓고 운임비 등을 따져보니 수지가 안맞아 다시 수출해 손해만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산물 유통 전문가들은 앞으로 배추값이 오를 경우 다양한 형태로 배추가 수입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신호탄이라고 우려하고 있다.〈許文明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