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炳奇 기자」 우리나라에 골프가 소개된 것은 1900년. 일본인이 쓴 「조선골프소사」에 따르면 함경남도 원산세관고문으로 와 있던 영국인이 세관부근에 6홀짜리 골프코스를 만들었다고 기록돼있다.
이 골프장이 당시 한국인을 위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한국의 골프역사는 1백년 가까이 되는 셈이다.
그러나 골프는 오랫동안 극히 일부 인사들만 즐기는 스포츠였다. 그러다가 80년대 들면서 점차 골프인구가 늘기 시작, 최근 몇년 사이에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정부가 골프를 사치성운동으로 규정, 특별소비세를 물리고 골프장신설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골프인구 증가세는 수그러들 기미가 없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골프인구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이 분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우리나라도 70년대의 일본처럼 골프 대중화의 길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현재 국내 골프장협회에서 추산하고 있는 골프인구는 약 2백만명. 이중 1백50만명이 직접 필드에 나가 골프를 즐기고 있는 사람이고 나머지 50만명은 실내골프장에서 연습하고 있는 이른바 「예비골퍼」들이다.
골프장협회 白敦洙부장은 『골프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스키가 대중화되기 시작한 93년경부터』라고 말한다.
소득수준이 증가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고급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인구가 늘어나 골프인구도 증가했다는 것. 또 여가시간이 많아진 여성들도 골프인구 증가에 한몫을 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기업의 경우 최소한 부장급이상은 돼야 건강이나 접대 때문에 골프를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과장급만 돼도 시작하는 경향이다.
삼성그룹 李健熙회장이 사원들에게 골프를 적극 권유한 것이 대기업사원들이 골프를 배우는데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은 골프업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
「골프열기」를 가장 실감할 수 있는 곳은 실내골프연습장.
90년까지만 하더라도 3백여개에 불과하던 실내골프연습장이 현재는 전국에 1천1백개가 성업중이다.
각 대학에서도 최근 체육시간에 학생들에게 골프를 가르치고 있다.
『몇년전만 해도 대학에서 골프를 가르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요즘은 수강신청학생이 너무 많아 고민』이라는 것이 대학체육강사들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