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인줄 알았더니 국산이더군요. 깜빡 속았어요』(주부)
『또 고장났어. 역시 국산은 못 믿겠어』(고객)
그러나 만약 그것이 같은 물건인데도그주부가 「Made In USA」를 보았다면 「속았다」가 「잘샀다」라고, 그 고객이 외제상표를 확인했다면 「외제인데?」라고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이들을 「외제병 걸린 한심한 주부」 「신토불이도 모르는 고객」으로만 몰아친다면 어떻게 될까. 남이 만든 좋은 물건을 훔치지도 않고 다만 갖고 싶어하는 마음이 반드시 나쁠까. 또한 좋은 물건을 사려는 것도 나쁘다고만 할 수 있을까.
외제품 불매운동이 빈번한 우리나라와 외제품 적극 구매운동이 펼쳐지는 일본의 공통점은 이 운동들이 효과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한쪽은 외제품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다른 한쪽은 외제품이 계속 외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우리제품 대체가능 품목은 국산을 쓰면서 물건을 제대로 만드는 것이다.
아무리 내돈이라도 자제를 하고 분수를 알자는 것이다. 요는 제대로 된 좋은 물건을 만드는 것이다. 좋은 제품 앞에는 「자제」도 「분수」도 필요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제품은 결코 저절로, 또는 요행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제대로 해외여행하고, 제대로 보고 듣고, 제대로 가르치고 배우고, 제대로 일을 해야 한다. 또한 제대로 정치를 해야 한다.
요즈음 외채 1천억달러가 임박했는데도 스스로 나서서 책임을 지려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우리의 GNP가 1만달러 이상이라고 해서 경제 강대국의 백만장자가 된 기분으로 살 수는 없지 않은가.
더구나 3D(어렵고 더럽고 위험한 일)를 기피하면서 국제경쟁력을 갖출만한 제대로 된 제품이 나올 수가 있겠는가 말이다. 60년대와 70년대에는 3D라는 단어조차 없었던 것을 상기해 보자.<이익훈:이익훈어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