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은 배려가 장애인엔 큰 힘』

  • 입력 1996년 11월 4일 20시 28분


「오른손으로 왼팔 등을 쓰다듬고 두손을 가볍게 쥔다」. 「양쪽 둘째손가락을 위로 한 채 두손을 부딪친 후 가슴을 양손으로 번갈아 가며 위아래로 쓸어올리고 내린다」. 이는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의 수화(手話)다. 4일 오후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부근에 위치한 중앙개발의 한 교육장. 에버랜드에서 근무하는 30여명의 젊은이들이 「장애인고객 응대요령」연수과정의 하나로 열심히 수화를 배우고 있었다. 참가자들은 강사에게 「뜨거우니 조심하세요」 「셀프서비스입니다」 「치워드리겠습니다」 등의 말을 수화로 하는 법을 묻기도 했다. 『각종 장애인들에게 「감동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에버랜드에서 근무하는 현장직원들에게 이 교육을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이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중앙개발 서비스아카데미의 金海龍과장의 말이다. 교육참가자들은 휠체어를 타고 교육장을 한바퀴 돌기도 했다.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의 입장이 돼 보기 위해서였다. 『휠체어가 왜 이렇게 마음대로 움직이질 않지』 『아이구 힘들어. 이렇게 힘든줄 몰랐어요』 모두들 휠체어를 타기가 간단치 않다는 사실을 깨달은 듯 한마디씩 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을 돌보는 실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계단이동. 휠체어에 탄 고객을 안전하게 계단 위로 혹은 아래로 옮기는 실습중에는 실수로 휠체어가 삐끗하자 걱정의 탄성이 나오기도 했다. 『장애인을 힐끔힐끔 쳐다보거나 특별한 사람으로 취급하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단지 이들에 대한 조금의 배려만 있으면 됩니다. 언제나 우리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이번 교육을 맡아 진행하는 한국장애인재활협회 羅雲煥소장이 이날 교육참가자들에게 누누이 강조한 말이다. 참가자들이 구내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오전에 받은 수화교육을 잊지 않으려고 계속 연습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金載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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