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원짜리 동전이 남아돌고 있다.
4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93년과 94년 한때 극심한 품귀현상을 빚었던 10원짜리 동전의 수요가 최근 크게 줄었다.
한은은 지난 94년 10원짜리 동전의 신규발행물량을 전년보다 3배로 늘렸고 95년에도 20% 증량했으나 올해는 30% 줄였다.
연초 발행물량만으로는 수요를 충당하지 못해 10원짜리 동전을 추가발행해 온 예년과 달리 올해는 그럴 필요가 전혀 없어졌다.
한은 발권부의 한 관계자는 『오히려 수요가 없어 본점과 지점에 10원짜리 동전이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불과 2,3년전만 해도 10원짜리 품귀현상 때문에 은행 병원 기업 등이 「저금통이나 서랍 속의 10원짜리 주화를 은행에 예금하자」는 운동을 벌이기도했다.
금융계는 최근 10원짜리 동전이 남아돌고 있는 이유를 두가지로 설명한다.
첫째는 과거 10원짜리 품귀의 주범이었던 돼지저금통이 사라지고 있다.
이제는 10원짜리를 돼지저금통에 집어넣는 고사리손도 없고 은행이 고객에게 나눠주는 선물도 저금통에서 생활용품으로 바뀌고 있다.
두번째 이유는 물가상승과 함께 10원단위 가격이 없어지고 있기 때문.
지난 7월 시내버스 요금이 3백40원에서 4백원으로 오른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또 시내버스요금카드가 도입된 것도 10원짜리 수요를 크게 줄인 것으로 한은은 분석한다.
그러나 10원짜리가 남아도는 것은 저축정신이 점점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여서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千光巖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