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강원 인제에서 무장간첩 잔당과 교전중 사망한 고 吳永安대령(47)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서구 등촌동 국군수도병원 영안실에는 가족과 군관계자 등 50여명이 급작스런 비보에 넋을 잃고 있었다.
빈소에는 吳대령의 두 아들 혁진(22) 혁재군(19)이 조문객을 맞았고 吳대령의 부인 尹玉順씨(45)와 제수 조맹례씨(40)의 오열로 주위를 숙연케했다.
영정 속의 吳대령은 영혼이 아직 포연 가득한 작전지역을 떠나지 않은 듯 향불 연기도 하늘로 오르지 못하고 방바닥으로 흘러내렸다.
吳대령은 충북 청원군 현도면 매복리에서 5남4녀 중 둘째로 태어나 충남공고를 졸업한 뒤 군인의 길을 선택했다. 그는 지난 71년 육군 3사관학교를 4기로 졸업한 뒤 소위로 임관해 묵묵히 군인의 길을 걸어왔다고 가족들은 말했다.
吳대령은 능력을 인정받아 순조롭게 진급했으며 지난 94년 1월 수도방위사령부 기무부대장을 맡은 뒤 같은 해 12월 8일 육군 3군단 기무부대장으로 부임했다.
빈소에 나온 군관계자들은 『吳대령은 평소 청렴강직한 성품에 계급을 불문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기를 좋아해 군 내부에서 신망이 두터웠다』며 『올 10월 후방으로 발령날 예정이었는데 무장간첩사건이 터져 전방을 떠나지 못하고 변을 당해 더욱 애석하다』고 말했다.
吳대령의 동생 영술씨(38)는 『지난달 20일 3년전 돌아가신 큰 형님의 딸이 결혼할 때 형님이 직접 손을 잡아주지 못한 것을 늘 미안해 할 만큼 다정다감했던 분』이라며 『지난 추석때도 가족과 함께 지내지 못해 죄송하다고 어머니에게 안부전화를 했다』고 회고했다.
가족들은 吳대령의 전사 사실을 부평에 살고 있는 어머니에게는 알리지 않았는데 가족 중 한 사람이 『가족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것을 보고 「무슨 일이 있냐」고 계속 물어보시더라』고 전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한편 徐亨源대위(33)의 비보를 전해들은 형 용원씨(46·경기 평택시 오성면 숙성리 명성빌라)부부는 이날 오후2시 徐대위의 시신이 안치된 수도통합병원으로 올라갔다.
3남2녀중 막내인 徐대위는 평택창신초등학교 오성중 한광고를 거쳐 단국대를 졸업했다.
徐대위의 초등학교동창 金然瑞씨(33·오성면교포2리)는 『형원이가 쾌활한 성격에 책임감도 강한 남자중의 남자였다』며 『성실하게 살던 형원이가 간첩의 총에 맞았다니 너무 어이가 없다』고 애통해했다.
〈李澈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