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간첩 한 명은 어디에…휴전선부근 「비트」은신 가능성

  • 입력 1996년 11월 5일 20시 26분


「잔당 1명은 숨어있을까, 이미 죽었을까」. 군과 경찰은 버섯채취 주민 3명이 이들 무장간첩에 의해 피살된 뒤 27일만에 잔당 3명중 2명이 사살되자 최후의 잔당 1명도 아직 월북을 못한 채 휴전선 인근 산중에 숨어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같은 추측은 군이 지난달 9일 평창군 계방산 기슭에서 주민 3명이 피살된 직후 이들의 도주로를 막기위해 태백산맥과 휴전선근처에 대해 잠복 및 매복활동을 펴와 이들이 매복저지선을 통과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기 때문. 특히 4일 오후 잔당 2명이 발견됐던 인제군 서화면 서화2리 대곡리계곡은 휴전선에서 직선거리로 8㎞나 떨어져 있고 민통선북방지역인 이곳의 경우 이미 이들의 월북에 대비, 철통같은 경비를 펴왔다. 사살된 간첩들도 결국 이같은 경계때문에 접근을 못하고 이 지역 부근에서 기회를 엿보다 경계중이던 우리군에 발각돼 사살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 그렇다면 잔당 1명은 어떻게 됐을까. 군은 그가 아직 월북하지 못했을 경우 휴전선부근 어딘가에 비트(비밀아지트)를 만들고 숨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평창군 계방산에서 우리군과 교전중에 다쳤던 간첩이 바로 잔당 1명으로 도주중에 사망했거나 이번에 사살된 간첩들이 동행하는데 부담을 느껴 살해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든 상황. 군당국은 특히 혼자서 한달이 넘도록 산악지역에서 생존하기란 2,3명일 때보다 훨씬 어렵다는 특수전 전문가들의 분석을 근거로 잔당 1명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먹을 것을 구하거나 아군의 포위망을 피하고 비트를 파는 것 등은 2,3명일 때가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 따라서 군은 잔당 1명이 살아 있다면 부상한 채 비트속에 숨어 있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생포간첩 李광수는 남은 1명의 행방과 관련해 흥미있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18일새벽 잠수함이 좌초된 뒤 탑승 인원이 모두 빠져나와 보니 상륙을 안내했던 안내원 1명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 이 때문에 군당국은 안내원 1명이 상륙안내를 하다가 파도에 휩쓸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어쨌든 군은 최후의 잔당 1명이 상대적으로 경계가 덜한 남쪽으로 내려갔을 가능성, 이동을 포기하고 특정지역에 장기 은신하고 있을 가능성 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군은 최초에 무장간첩이 집결했던 강릉 강동면 칠성산부터 오대산 설악산까지의 태백산맥 줄기를 중심으로 경계망을 펼칠 예정이다. 〈인제〓慶仁秀·朴濟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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